기자명 김예진 기자 (jinny0322@skkuw.com)

정기자가 되면 꼭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취재후기였지만, 막상 컴퓨터 앞에 앉으니 한참을 고민해도 글이 써지지 않았다. 문건이 없는 글이 오랜만이어서였는지, 아니면 정말 마지막인 것 같아서였는지는 모르겠다. 결국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취재후기를 써 내려간다.

“너는 기자가 꿈이야?” 성대신문에 들어온 이후 수십번도 더 들었던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저 어색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랐으니까.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겠다는 막연한 마음으로 성대신문에 지원했던 것 같다. 성대신문 보도부 기자 김예진이라는 명함 아래 때로는 부족한 나 자신에게 실망도 하고, 때로는 뿌듯함도 느끼며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쯤 어느덧 퇴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 취재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나의 신문사 생활이 끝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인생은 수많은 선택으로 이뤄진 하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성대신문에 지원서를 내고, 보도부를 선택하고, 이 취재후기를 쓰기까지 나는 내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다. 주인공이 다른 선택을 했을 때의 결말이 궁금한 것처럼 나도 가끔 궁금하다. 내가 성대신문이라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성대신문에 들어오지 않은 걸 후회하고 있었을까, 아니면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본 적이 없어서 여전히 방황하고 있었을까.

처음 좌우명을 고민하던 순간이 떠올랐다. ‘하고 싶은 걸 하자.’ 충동적으로 떠오른 문장이었지만 그만큼 나의 심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은 없었다. 일단 하고 싶으면 하자.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멍청한 일은 없을 테니까. 누구에게나 운은 오고, 그 운에 올라타는 것은 자신의 몫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성대신문이라는 큰 기회의 파도가 나에게 덮쳐올 때, 그 파도를 탄 건 나였다. 보도부 기자로 일하며 힘든 순간들은 수없이 많았지만, 그렇다고 단 한 순간도 성대신문에 들어온 것을 후회한 적은 없었다. 내가 직접 취재하고, 내가 직접 쓴 기사들이 지면에 실린다는 것이 이렇게도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떠나갈 때가 돼서야 깨닫는다.

끝이라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지만, 이제 정말 마지막인 것 같다. 시원섭섭하다는 것이 바로 이런 마음인가 싶으면서도 미련이 많이 남는다. 주변에서는 신문이 뭐라고 그렇게 바쁘게 일하냐고 했지만, 나에게 성대신문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큰 의미였던 것 같다. 나는 성대신문 보도부 기자로 활동하며 뿌듯했고, 행복했다. 성대신문에 들어온 것이 나의 대학 생활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그동안 바쁘게 달려온 모든 성대신문 기자들에게 고맙고,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3학기 동안 함께 달려준 동기들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전해주고 싶다. 나의 소중한 인연이자, 추억이자, 선물이 된 성대신문과 보도부에 마지막으로 감사의 인사를 마치며 이만 물러나고자 한다.

 

김예진 기자
김예진 기자
jinny0322@skku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