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신재우 기자 (shin2roo@skkuw.com)

차별화 실패, 홍보 부족 등 다양한 활성화 실패 원인 지적돼
스꾸터, 고파스와 협력해 리뉴얼 진행 예정


“여기 망했나요..?” 지난 2월, 우리 학교 공식 커뮤니티 스꾸터[SKKU-터](이하 스꾸터)에 올라온 게시글이다. 해당 글은 현재 스꾸터의 안타까 운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됐지만 아직까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스꾸터의 상황과 그 미래에 대해서 알아봤다.

스꾸터, 2018년부터 현재까지
스꾸터는 지난 2018년 9월 제50대 총학생회 S:with(인사캠 회장 조기화, 자과캠 회장 김준석, 이하 스윗)의 커뮤니티 신설 공약의 일환으로 출발한 우리 학교 공식 커뮤니티다. 당시 스윗은 프로그래밍 중앙동아리 ‘멋쟁이사자처럼’과 협력해 개발을 진행했고 ‘임시커뮤니티관리위원회’ 를 세워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다 (본지 1641호 ‘임기 막바지 스윗, 마무리 도 달콤할까’ 기사 참조). 2019년 2월, 스꾸터는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하며 모바일 이용자의 유입을 도모했으며 제51대 총학생회 Sparkle(인사캠 회장 김예지, 자과캠 회장 이동희)은 학생자치-총학생회 게시판을 개설해 스꾸터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제52대 총학생회 이루리(인사캠 회장 박동욱, 자과캠 회장 전우중, 이 하 이루리)는 ‘스꾸터 리뉴얼 및 활성화’를 총학생회 사업으로 진행했다. 당시 사업을 진행했던 박동욱(한문 17) 전 인사캠 총학생회장은 “재임 당시 우리 학교만의 온라인 공동체 형성을 숙명으로 삼아 노력했다”면서도 “임기를 돌아봤을 때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는 사업”이라고 전했다. 이어 “iOS 앱 개발을 위해 아이디어를 모았으나 결국 출시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아쉬운 부분을 언급했다.

멈춰버린 스꾸터의 시간
스꾸터에는 △장원 △유생터 △졸업생 △연애 게시판 등 다양한 게시판이 존재한다. 하지만 졸업생 게시판과 연애 게시판의 경우 2020년 이후 어떤 게시글도 올라오지 않는 상태다. 이에 반해 우리 학교 학우들이 자주 사용하는 에브리타임의 해당 게시판에는 현재도 꾸준히 게시글이 올라온다. 학생자치-총학생회 게시판 또한 이루리 이후 게시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브리타임의 장벽을 넘지 못한 스꾸터
스꾸터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박 전 회장 은 “1년 단위로 변하는 ‘학생자치기구’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커뮤니티관리위원회’의 이질성이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교내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일부 학교를 보면 커뮤니티관리위원회를 직업으로 삼은 관리자들이 지속해서 운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루리가 스꾸터 활성화 사업을 진행할 당시 커뮤니티관리위원회 소속 인원은 모두 본업이 있어 스꾸터 관리에 전념할 수 없는 상태였다. 신나리(정외 20) 학우는 “스꾸터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스꾸터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15학번 A학우는 “스꾸터에 대해 들어봤지만 사용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에브리타임과 차별화된 기능과 이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고 지적하기도 했다.

스꾸터는 왜 우리 학교의 고파스가 되지 못했나
한편 고려대 교내 커뮤니티 고파스의 경우 대학 커뮤니티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난 11일 기준 9만 2000여 명의 고려대 출신 회원들이 고파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학우들이 올린 다양한 취업, 진로 관련 콘텐츠는 현재 ‘정보 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고파스를 운영 중 인 박종찬 대표는 “이용자의 요구에 빠르게 반응하는 ‘살아있는 커뮤니티’가 되려는 노력이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업으로 고파스 운영에 집중하고 있는 박 대표의 행보도 크게 인정받고 있다. 2012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역임한 박 대표는 2007년 고파스를 개설하고 현재까지도 해당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고파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려대 B 학우는 “다양한 게시판과 이용자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는 운영진의 능력이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대학 공식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며 얻은 부수적 효과도 다양하다. 고파스와 학교 주변 상권이 연계해 ‘sofo’라는 식당 리뷰 앱을 런칭했으며 고려대 당국과 공식 협약을 맺어 효과적인 정보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

연세대의 경우 우리 학교와 유사한 상황이다. 교내 커뮤니티 세연넷이 있음에도 재학생 대부분이 에브리타임을 사용하고 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C 학우는 “에브리타임에 이 많이 올라오고 시간표 기능까지 연동되니 세연넷을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세연넷의 경우, 스꾸터보다 다양한 게시판이 존재하고 비교적 최근까지 업데이트가 이뤄졌지만, 연세대 학우들 사이에서는 에브리타임의 기능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평가가 다수다.

다가올 스꾸터의 미래
스꾸터의 시간이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다. 스꾸터 운영자 유장홍(경영 09) 동문은 최근 고파스 운영팀과 협력해 새로운 우리 학교 커뮤니티 제작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유 동문은 “스꾸터를 그만둘까 고민하던 시기에 고파스의 협력 제안이 들어와 학우들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며 “스꾸터라는 브랜드를 그대로 가져갈지는 아직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제53대 총학생회 S:Energy(인사캠 회장 강 보라, 자과캠 회장 심재용, 이하 시너지) 차원의 스꾸터 지원 사업은 없을 예정이다. 시너지는 “아직까지 교내 커뮤니티와 관련한 총학생회 차원의 계획은 없다”며 “에브리타임이라는 커뮤니티 접근성, UI 등의 측면에서 활용도가 월등히 좋아 스꾸터 활성화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파스와의 협력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스꾸터의 귀추가 주목된다.

 

스꾸터 홈페이지. ⓒ스꾸터 홈페이지 캡처.
스꾸터 홈페이지. ⓒ스꾸터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