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구희운 기자 (cloud@skkuw.com)

반촌사람들-'에델바이스 꽃집' 이은총 사장

캘리그라피가 에델바이스 꽃집의 매력을 더해
에델바이스 꽃집은 사랑하는 자식 같은 존재

혜화역 1번 출구에서 멀지 않은 상가의 2층에 아름다운 꽃들로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 곳이 있다. 바로 ‘에델바이스 꽃집’이다. 선선한 바람이 불던 지난 20일, 그곳에서 이은총(32) 사장을 만났다. 그와 나눈 모든 대화에서 꽃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에델바이스 꽃집은 원래 이 사장의 어머니가 운영하던 곳이었다. 그는 다른 꽃집에서 근무하며 어머니의 일을 돕다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에델바이스 꽃집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에델바이스 꽃집도 타격을 입었다. “원래 연극 공연과 같이 행사에 필요한 꽃 주문이 많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죠.” 에델바이스 꽃집은 대학로에 위치해 연극 공연이나 학회 모임 등 행사를 위한 단체 꽃다발이 주문의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직원 여러 명과 단체 꽃다발을 만들거나 배우 의상에 맞춘 다양한 포장지를 보관할 작업실을 뒀어요.” 이러한 작업실은 다른 꽃집에서는 보기 힘든 에델바이스 꽃집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꽃집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정직함’을 꼽았다. “꽃 시세가 굉장히 유동적이어서 달라지는 시세에 따라 꽃의 가격을 조정하고 있어요. 가격을 정해놓고 판매해 시세차익을 얻는 것은 지양하고 싶어요. 가격을 정해놓고 꽃을 판매하면 손님들은 모르게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잖아요.” 그는 또한 단골손님들이 다른 꽃집에서 꽃을 구매할 때도 꽃의 적정 가격에 대해 솔직하게 조언한다고 전했다. 꽃을 구매하는 손님들을 대하는 그의 정직한 마음가짐이 돋보였다.

이 사장은 꽃다발을 만들 때 ‘컨디셔닝’을 가장 꼼꼼히 한다. 컨디셔닝은 여러 유통 과정을 거치며 처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처진 꽃들을 다시 싱싱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스토크라는 꽃이 있는데, 이 꽃은 컨디셔닝 과정이 꽤 까다로워요. 꽃집에 막 왔을 때는 물에 거의 담그다시피 해야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물의 양을 덜어야 하죠.” 그는 컨디셔닝에 최선을 다하는 이유에 대해 “최상의 상태인 꽃을 손님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컨디셔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의 정성은 그가 직접 그리는 캘리그라피에서도 드러난다. “3년 정도 캘리그라피를 배웠어요.” 손님이 요청하면 이 사장은 카드 혹은 꽃다발을 포장하는 포장지 위에 그의 정성이 들어간 캘리그라피를 새긴다. 이는 에델바이스 꽃집만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다. 

꽃집에서 일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었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주문을 누락하지 않고 바쁜 시즌을 완벽하게 끝냈을 때”라고 답했다. “꽃집에는 바쁜 시즌이 있어요. 예를 들어 인사이동이 있는 1월이나 졸업이 있는 3월과 8월, 그리고 전시가 열리는 11월이 그렇죠.”

그는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에델바이스라는 꽃을 추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에델바이스의 꽃말이 ‘소중한 추억’이에요. 성균관대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면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이어 그는 “성균관대 인사캠의 가파른 언덕을 보면 에델바이스가 주로 자생하는 험지 생각도 난다”고 덧붙였다. 

에델바이스 꽃집이 ‘저렴한 꽃집’보다는 ‘실력 있는 꽃집’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이 사장. 에델바이스 꽃집은 그에게 자식 같은 존재라고 한다. 코로나19로 삭막해진 삶, 에델바이스 꽃집에서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에델바이스 꽃집에서 꽃병을 들고 있는 이은총 사장의 모습. 사진 옥하늘 기자 sandra0129@
에델바이스 꽃집에서 꽃병을 들고 있는 이은총 사장의 모습. 사진| 옥하늘 기자 sandra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