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과 90% 경제를 통해 본 코로나19 이후의 사회
코로나19 종식 이후 안전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는

기자명 김혜균 (webmaster@skkuw.com)

지난 4월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가을이면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도 우리는 정말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

뉴노멀(New Normal)이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한 표준을 의미하는 용어다. 고성장과 저금리로 대표되던 세계 경제 상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 규제 저금리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특징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때 새롭게 부상한 경제 질서를 가리켜 새로운 표준, 즉 뉴노멀이라 칭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되면서 뉴노멀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새로운 표준을 뜻하는 말로 그 의미가 확장되는 경향을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는 전반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 경제 침체와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비대면의 확산이 주요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이라고 칭하며, 이러한 현상들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도 뉴노멀로써 우리 사회에 보편화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뉴노멀과 90% 경제

‘90% 경제는 작년 4월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처음 사용한 말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가 뉴노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의미하는 용어다. 지난해 2월 중국은 코로나19가 진정됐다고 밝히며 봉쇄 조치를 해제했지만 위축된 소비 심리와 경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소비자 지출은 봉쇄 이전보다 40% 감소했고, 호텔 숙박이나 지하철, 국내선 이용 수준은 1/3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중국의 상황을 두고 이코노미스트는 90% 경제를 언급하며,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경제는 과거의 90% 수준에 멈출 것이라는 예측을 펼쳤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90%라는 수치는 경제에서 그리 긍정적인 수치는 아니며, 이마저도 매우 낙관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의 경우라며 실제 경제 회복은 7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노멀과 90% 경제의 심리적 기제

뉴노멀과 90% 경제 모두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사회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에는 안전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이라는 심리적 기제가 뒷받침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종식은 안전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을 해소해주지 못한다. 여전히 코로나19의 재유행이나 또 다른 전염병의 발생 등의 불안이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구를 5가지로 나눈 매슬로의 욕구 피라미드 계층에 따르면, 사람은 소속에 대한 욕구보다 안전에 대한 욕구를 더 우선시한다. 사람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 이후에도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생활방식보다는 비대면과 디지털 가속화로 대표되는 코로나19의 생활방식에서 더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는 코로나19의 생활방식이 뉴노멀로써 자리 잡게 만들고, 90% 경제를 불러일으킨다.

 

90% 경제의 극복은 또 다른 뉴노멀을 통해

한편 서 교수는 90% 경제라는 비관적인 예측은 뉴노멀 특징 중 하나인 비대면과 디지털 가속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무인점포나 온라인 시장 등 뉴노멀에 맞춰 소비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