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는 습관, 고리를 끊어야 한다
미루는 습관, 고리를 끊어야 한다
  • 김수빈
  • 승인 2021.06.13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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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연계의 도파민 작용이 지연 행동을 유발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어

과제 마감일을 지키지 못하거나 들어야 할 온라인 강의가 밀려 곤란했던 경험이 있는가?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는 행위는 일상적으로 일어나지만, 이것이 만성적 미루기 습관으로 이어지면 생활과 업무 전반에 있어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러한 미루기는 왜 일어나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어떤 과제나 활동을 불필요하고 비합리적인 수준으로 미룰 때 우리는 이것을 지연 행동이라 부른다. 미루기 습관을 30년간 연구해온 임상심리학자 윌리엄 너스의 저서 심리학, 미루는 습관을 바꾸다에 따르면 대학생의 약 60%가 혼자만의 힘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의 지연 행동을 겪고 있다고 한다. 지연 행동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리 학교 심리학과 권영미 초빙교수는 자기조절이 되지 않고 만성적으로 지연 행동을 하면 학업이나 과업에서 목표했던 성과를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여러 심리적·신체적 문제를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연 행동이 낳은 부진한 학업적 성과가 높은 스트레스 불안 우울 자기 비난 후회와 같은 부정적 정서로 이어지고 나아가 흡연과 과음 등의 행동을 초래해 신체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대부분의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요즘에는 학생들의 자기조절능력이 더욱 시험받고 있다.

 

지연 행동의 원인은 뇌에서 찾을 수 있다. 측두엽 안쪽에 있는 편도체는 공포와 불안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처리하고 동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시작하고자 할 때 편도체는 그 행동에 따른 부정적 결과에 대한 공포를 다른 뇌 구조에 전달해 행동의 실행 여부를 판단하게 한다. 그러나 편도체의 작용이 과잉되면 실행에 대한 공포 역시 높아지고 생활 전반에 걸쳐 일에 착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로 독일 보훔루르대 생물심리학과 카롤리네 슐루터 교수 연구팀이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편도체의 크기가 큰 사람일수록 지연 행동을 보일 확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연 행동은 편도체가 계속해서 과한 공포 감정을 다른 뇌 구조에 전달하게 하고 자기조절능력을 떨어뜨려 또 다른 지연 행동을 유발한다. 이러한 악순환이 지연 행동을 강화하는 것이다. 지연 행동을 반복하게 하는 요인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완벽주의와 그에 따른 실패공포다. 인제대 상담심리치료학과 김영근 교수는 스스로 기준을 매우 높게 세우고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할 거라 느끼면 시작조차 망설이는 경우 지연 행동이 유발된다고 말했다. 잘 해내야 한다는 마음이 오히려 실패에 대한 공포를 키워 일의 시작을 방해하는 것이다.

 

지연 행동 극복방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권 교수는 큰 목표를 작은 단계들로 쪼개 쉽게 이룰 수 있는 구체적 목표로 세분화하는 것이 지연 행동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스스로에 대한 너그러운 태도 역시 강조했다. 권 교수는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높아 일에 착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과거의 실패를 비난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개인의 노력만으로 지연 행동을 고칠 수 없는 경우에는 치료적 개입이 필요하다. 지연 행동으로 인해 여러 차례 과업에 실패해 부정적 정서를 자주 경험한다면 전문적인 상담과 심리치료가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자신이 높은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가치가 없는 존재라고 믿는 비합리적 신념을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높은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수용하도록 상담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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