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새로운 학기가 다시 막을 열었다. 파릇파릇한 새내기들이 들어오고 신문사에서도 새로운 기자들을 모으기 위해 바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나 역시 새학기가 다가오면서 과거의 신문을 보는 일이 많았는데 작년의 개강호 신문 기사 중‘졸업식 유감’이라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졸업식의 장소 문제를 비판한 글이었는데 일년이 지난 지금 학위수여식을 가 보더라도 지적했던 내용이 전혀 바뀌지 않은 것을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엔 여기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학교측은 매학기 학위수여식을 새천년홀에서 거행하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학위수여식은 총장, 이사장 등과 교수, 교직원, 졸업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치뤄졌다. 특히 2명의 생명을 구하고 숨진 고 김범식 군의 아버지가 대신 학위를 받았던 것이나 본교 경영대학원 이순우 교수가 62세의 고령의 나이로 법학박사학위를 받는 등의 모습은 참석하였던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덩달아 우리 학교의 홍보차원으로도 큰 보탬이 됐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실제로 졸업을 하는 3천5백여명의 학생들은 과연 이 같이 기억에 남는 졸업식을 하느냐? 그리고 이와 같은 광경을 볼 수가 있는가? 개인적 아니 객관적으로 보기에 “아니올시다”다.

학교는 충분한 좌석을 준비하지 않은 채 행사를 강행하고 결국 작년과 똑같은 상황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통로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취재하는 기자조차 식장에 들어가기란 참으로 어려웠다. 상을 받는 졸업생들의 사진을 찍으려는 대학본부는 교원들이 편한 자리에 앉으면 일반 졸업생들과 학부모들은 서있든 통로에 앉아있던 상관없다는 것인가? 아니면 상을 받을 수 있는 아주 우수한 ‘엘리트’ 졸업생만을 대우하겠다는 것인가? 총장 축사나 이사장 축사는 상타는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것인가? 모처럼 가족 친지들이 함께 모인 날에 좁은 실내에서 식을 치룬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을 수 밖에 없다.

학위수여식 과정에서 졸업생의 대표식사 하나 없이 각종 식사와 축사, 상장수여 등으로 이루어져 정작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졸업식을 오기 위해서가 아닌 학사복을 입고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러 온다는 것이 더 맞는 말일 것이다.

학교측에선 이런 변명을 할 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오지 않으니 이런 실내에서 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라고, 하지만 충분한 자리가 마련된다면 그 누가 참석하지 않겠는가? 일생에 한번인 대학교 졸업식을 말이다.

요즘 각 대학들은 동문들에게서 기부를 받기 위해 갖은 노력을 쏟고 있다. 우리 학교도 팀을 만드는 등 갖은 노력을 쏟고 있다. 차라리 팀을 만들기 전에 지금 졸업생들에게 좀 더 신경을 써 줘야 하지 않을까?

“지식 이전의 인간화의 교육이 먼저 필요하다”는 총장의 축사가 더욱 생각나게 하는 습쓸한 졸업식이었다.        
박원진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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