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안녕 오빠. 오빠라는 말을 한지가 너무 오래돼서 엄청 어색해 죽겠다… 우리 아직 본지 1년밖에 안된 거 알아? 근데 지금보면 거의 10년 만난 사이 같다 그치. 전화로는 맨날천날 싸우다 가도 얼굴만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로 헤화거리잖아. 사실 이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내가 그동안 고마운 마음을 제대로 얘기 못한 것 같아서 쓰게 되었어. 

작년 2학기 이제 처음 학교 갈 때 나는 엄청 걱정을 많이 했거든. 대학교 친구들은 다 비즈니스다, 어차피 시간 지나면 잊혀진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다르다 라는 말을 많이 듣다 보니 타지에서 혼자 생활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너무 막막했던 것 같아. 하지만 우리 LC를 만나고 오빠를 만난 덕분에 그런 걱정이 다 사라질 수 있었어. 

특히 코로나 때문에 여러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오빠가 재수를 하면서 원래 알고 있던 친구들을 만나러 갈 때면 항상 나를 데리러 가서 소개해주려고 했던 것처럼 오빠 덕분에 내가 고등학교 때 꿈꿔왔던 제대로 된 대학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그리고 작년에 밤마다 운동장 나와서 서로 고민 얘기하고 그랬잖아. 사실 친구들이랑 고민 얘기하다 보면 나도 그렇고 친구들도 그렇고 이제 말을 해주는 당사자 중심으로 들어주는 게 대부분이거든. 

하지만 내가 오빠에게 고민을 얘기하면 내 입장뿐만 아니라 상대방 입장도 얘기해주면서 내가 생각 못한 부분을 말해주는 게 너무 고마웠어. 그동안 살면서 내 고민을 진심으로 들어주는구나 라는 생각도 처음 했던 것 같아. 거기에서 내가 오빠한테 호감이 생기지 않았을까. 그리고 오빠가 나에게 호감을 얘기했을 때 기분은 엄청 좋았지만 걱정이 많았어. LC도 그랬고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그래서 내가 기다려 달라고 그랬잖아. 사실 막연한 상황이었는데 기다려줘서 무지 고맙고 그 속에서 힘든 것도 엄청 많았을 텐데 버텨줘서 무지 고마워. 그래서 내가 진짜 행복하게 해줘야 하는데, 해주기로 마음 먹었는데 같이 지내다 보니 서로 너무 잘 맞아서 싸우는 일도 많고 화도 내서 미안해.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거기에서 오는 속상함이 그러면 안되지만 표출하게 했던 것 같아. 

그래도 우리 이제 2학기 시작하는 만큼 이번학기는 율전에서 같이 행복하게 보내자 알았지?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고, 항상 행복하게 해줄 거고 마지막으로, 눈을 감아도 내 생각이 나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