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나는 노자의 사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노자는 그냥 그대로 두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말했다. 공자가 혼란을 막기 위해 ‘도덕 의식 개혁운동’에 몸바쳤을 때에도 노자는 공자를 ‘백성들을 편히 잠들게 하지 못하는 모기’라 비유했으니까. 노자의 도는 선, 악 등 인간적인 기준들에는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말들은 책에 나와 있다. ‘큰 도가 사라지니 인의가 나오고 지혜가 생겨 큰 거짓말이 있게 되었다. 가까운 친척이 서로 화목하지 않자 효도니 사랑이니 하는 말이 생기고, 국가가 혼란하니 충신이 나오게 되었다.’ 그야말로 ‘무위’다.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이런 주장을 펼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인간을 먼발치에서 보면 노자의 말이 맞다. 전쟁은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아 갔다. 이것을 막으려고도 한 사람들도 있었다. 노자의 말대로라면 참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그저 가만히 두었더라면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고 막지 않았어도 저절로 끝났을 텐데. 하지만 인간이 이런 노자의 사상을 이해하기에는 그 생이 너무나 짧다. 기껏해야 100살 전후의 수명을 가진 우리 인간이 수 천년을 생각하는 노자의 생각을 알 수 있겠는가? 알 수 있다고 누가 실천하려 하겠는가? 나의 이기적인 생각일지도 모르나 내가 바라는 것은 내가 살고 내 손자 때까지 이 세상이 평화롭게 있는 것이다. 역사의 한편을 우리가 살고 있다. 이 한편을 인위적으로 평화롭게 할 수 있다면 이런 인위적 노력들도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고 본다. 발전하지 않는 인간은 재미없다. 그야말로 퇴보하는 존재는 싫다. 우리는 왜 공부하는가? 이 세상을 살기 때문이다. 노자의 사상도 결국 이걸 공부하기 때문에, 연구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중국어를 아는 사람이 책을 번역했기 때문에, 노자가 이 글을 쓰고 이 책을 다른 사람이 보았기 때문에 알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모순이다. 노자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도는 참된 도가 아니다”라고 하면서, 유가의 도덕 규범은 그들이 지어낸 도일 뿐, 진정한 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럼 노자가 말로 표현한 말은 도가 아닌가? 노자는 또 이렇게 말했다. “지혜는 도의 입장에서 보면, 단순한 장식물에 지나지 않고 인간을 어리석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라고......
  
인간은 이기적 동물이다. 인간은 인간을 위해 자연을 파괴해 왔다. 노자는 말한다. ‘인간은 분별하고 순서와 등급을 매기고 함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보지 못하고 자기위주로 생각하게 되어 자연스런 덕을 잃는다는 것을’ 하지만 인간은 그에 반하는 일을 해왔다. 지구온난화, 오존층파괴, 산성비 등등 결국 인류문명은 스스로 자멸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몇몇 사람들이 환경운동을 하지만 이것도 역부족이다. 노자의 사상을 실천하기 위해선 차라리 인간이 멸망하는 것이 지구와 생물에게 좋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이룰 수 없는 것이라는 걸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을 거다. 하지만 노자는 현실에서 실천하기엔 너무 괴리되어 있지 않은가?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알고 실천하기에는 너무나 희생이 큰 것이다. 일단 자연을 파괴하지 않기 위해 인류의 감소가 필요하지만 가난한 아프리카의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이해할까? 그들에게는 값비싼 노자의 원본 책보다 한 포대의 밀가루를 더 소중히 여길 것이다. 노자는 위대하다. 그의 사상은 여러 사람에게 읽혀졌고 또 읽혀질 것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와는 거리감이 든다. 혹시 모른다. 미래에 노자가 지향하는 세상이 올지도 말이다. 사람들도 그저 조용히 물같이 사는 세상... 모두 평화로이 사는... 그런 세상이 오길 기대해 보자.
박원진 편집장 pwj-hp@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