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기술에 색을 입혀요"

∣인터뷰 - 장해정 컬러리스트
 

색을 이용해 다양한 ‘부캐’로 활동

컬러마케팅은 인간의 심리를 색으로 자극해 소비를 이끄는 기법
 

컬러리스트는 어떤 직업인가.

컬러리스트는 정말 다양한 일을 하므로 명확하게 정의하기 힘든 직업이다. 그럼에도 굳이 정의하자면 색이라는 도구를 본인이 가진 기술에 접목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컬러리스트는 주로 페인트 회사, 패션 회사 등에서 색 관련 인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컬러리스트하면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퍼스널 컬러나 컬러 치료는 최근 들어 떠오른 분야다. 컬러리스트가 되기 위한 명확한 자격 요건은 없지만, 색채학을 전공하거나 컬러리스트 국가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한다.

컬러마케팅이란 무엇인가.

컬러마케팅은 인간의 심리를 색으로 자극해 소비를 끌어내는 일종의 감성 마케팅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외부 환경을 처음 접하면 90초 안에 잠재 의식적인 판단을 내린다. 그 판단의 대부분은 색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똑같은 제품의 색만 바뀌어도 소비자는 그 제품을 다른 제품으로 인식하게 된다.색을 이용하면 제품의 형태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더라도 손쉽게 혁신을 꾀할 수 있다. 색채가 저렴하면서도 효과적인 마케팅 요소이다 보니 오늘날 컬러마케팅도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컬러마케팅의 사례는.

애플의 컬러마케팅 능력은 정말 뛰어나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색을 구현하는 데 능숙하다. 로즈 골드처럼 기본적인 색에서는 벗어났지만 익숙한 느낌의 색들을 잘 활용한다. 제트 블랙과 매트 블랙처럼 질감을 변화시켜 다른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애플은 색의 이름도 평범하게 짓지 않는다. 코랄 블루, 라벤더와 같이 색의 이름을 다르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을 자극한다. 팬톤 색채 연구소는 매년 한 해의 트렌드를 이끌어갈 올해의 컬러를 발표한다. 올해의 컬러도 우리나라에서 컬러마케팅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2015년 이후로 전문가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올해의 컬러가 많이 알려지게 됐다. 패션, 화장품 업계는 이런 흐름에 발맞춰 올해의 컬러를 표방한 상품들을 매년 출시해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컬러마케팅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컬러마케팅 교육은 크게 기본 색채 원리와 트렌드 분석의 두 과정으로 구성되지만, 수강생의 직업과 색 관련 지식수준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점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는 실질적으로 장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속 컬러마케팅을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식이다. 색은 유행에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실사례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색에 대한 원론적인 내용을 다루는 컬러 아카이브 강의는 주로 회사의 *MD, 연구원 등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데 그들은 이미 현직에서의 경험으로 트렌드에는 익숙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트렌드보다는 오히려 원론적인 부분에서 컬러마케팅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자 한다. 다시 말하면 컬러마케팅 교육은 색에 대한 원론적인 것을 기본으로 삼아 최신 트렌드까지 다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컬러리스트의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앞서 말했듯 컬러리스트는 자신이 가진 전문성과 색을 합쳐 능력을 발휘하는 직업이다. 그렇기에 많은 컬러리스트는 퍼스널 컬러 전문가, 인문학 강사 등 다양한 모습으로 능력을 발휘한다. 쇼호스트가 된 연구소의 수강생은 강의에서 배운 색 지식을 활용해 시청자들에게 의류 상품을 추천해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이처럼 색이라는 도구를 발판 삼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컬러리스트의 전망이 밝다고 생각한다.

 

◆ MD=제품을 온·오프라인에 입점 시켜 판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