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수빈 (sb9712@skkuw.com)

댄스 챌린지 체험기

‘춤을 추는 데 허락 따윈 필요 없으니까(Cause we don't need permission to dance).’ 방탄소년단의 신곡 ‘Permission to dance(이하 PTD)’의 가사처럼 마음껏 음악을 즐기고 몸을 흔드는 데 갖춰야 할 자격은 없다. 음악에 대한 열정을 발산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댄스 챌린지다. 단순하고 짧은 안무를 따라 추기만 하면 누구든 참여할 수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위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희망을 전하려는 특별한 챌린지가 있다. 바로 방탄소년단의 PTD 챌린지다.

PTD 챌린지는 방탄소년단의 신곡에 맞춰 국제 수어 안무를 15초 이상 추는 챌린지로 전 세계적으로 높은 참여율을 얻어냈다. 이는 유튜브에서 직접 주최한 첫 글로벌 음악 챌린지며 영국 팝의 전설 엘튼 존 등 유명인들의 동참에 힘입어 마감일인 지난달 14일까지도 뜨거운 열기를 이어갔다. 어떻게 15초 남짓의 짧은 영상이 이토록 많은 사람의 관심과 참여를 이끄는 것일까.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기자가 직접 PTD 챌린지에 도전해봤다.

우선 챌린지 영상들을 살펴보기 위해 유튜브에 #PTD를 검색했다. 영상에서는 다양한 국적과 연령층의 사람들이 PTD의 수어 안무를 따라 하고 있었다. PTD 챌린지의 기본 규칙은 수어 안무 파트를 따라 추는 것이지만, 더 나아가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독특한 영상들도 눈에 띄었다. 흡사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처럼 전문적으로 느껴지는 영상이나 창작 안무를 선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악기로 직접 연주하거나 리믹스하는 등 편곡을 통해 자기만의 음악적 색깔을 드러내기도 했다. 똑같은 음악을 누가 해석했느냐에 따라 이렇게 다채로운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게 놀랍고 신기했다.

자, 이제 기자의 차례다. 앞서 살펴봤던 영상들을 참고해 촬영해보기로 했다. 이 음악을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챌린지의 기본 규칙인 수어 안무를 익힌 후 음악에 맞춰 열심히 춤을 췄다. 그리고 비장의 무기, 기자가 가장 자신 있는 악기인 우쿨렐레를 꺼내 들었다. PTD의 코드를 우쿨렐레로 연주하며 새로운 멜로디 라인을 지어봤다. 서툰 솜씨지만 부담 없이 즐겁게 녹음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해 간단한 영상 편집까지 마치니 어느새 나만의 챌린지 영상이 완성돼 있었다. 영상을 올리는 과정은 간단했다. 제목에 ‘#PermissiontoDance #Shorts’를 적은 뒤 업로드 버튼을 누르자 기자의 영상이 수많은 챌린지 영상의 파도 속에 합류했다. 챌린지 해시태그를 단 영상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서로의 영상을 칭찬하고 느낀 점을 댓글로 공유하며 소통의 장을 형성하고 있었다. 기자 역시 챌린지 영상들을 둘러보며 인상 깊었던 영상에 좋아요 버튼을 꾹 눌렀다.

챌린지 참여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흥미롭고 유쾌한 경험이었다. 이미 완성된 곡이지만 그에 맞는 안무나 음악적인 표현법, 영상 구성과 같은 새로운 방식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레 창작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주어진 곡을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층 더 깊게 음미하며 자신만의 해석을 곁들였다. 더불어 같은 해시태그를 달고 같은 음악에 춤을 추는 전 세계 사람들을 보며 왠지 모를 소속감까지 느껴졌다. ‘음악은 인류의 만국 공통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마스크를 낀 채 수어 안무를 추는 영상으로 챌린지에 참여한 이나연(25) 간호사는 “PTD 챌린지에 담긴 코로나19 극복 메시지에 동참하고자 영상을 찍었다”며 참여 계기를 밝혔다. 그는 “음악이나 춤이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 조금 쑥스러웠지만 챌린지에 참여하기 위해 꼭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기자가 참여한 PTD 챌린지 외에도 현재 다양한 음악 챌린지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 홍보뿐만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도 챌린지가 활용되고 있다. 지구촌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유니세프 프로미스 댄스 챌린지나 학교폭력 예방 메시지를 담은 ‘Permission to stop’ 챌린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 챌린지 문화는 음악적인 자기표현의 장이자 하나의 소통 창구가 됐다. 전문적인 음악 지식이나 능력 없이도 음악을 즐기는 마음과 실천력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혹시 챌린지에 참여하고 싶지만 도전할 용기가 나지 않아 망설이고 있다면 주저 말고 시도해보자. 분명 당신만의 색깔이 담긴 멋진 작품이 탄생할 것이다.

 

기자의 챌린지 영상.ⓒ김수빈 기자 유튜브 캡처
기자의 챌린지 영상.ⓒ김수빈 기자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