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혜원 기자 (nanchoc09@skkuw.com)
일러스트 ∣ 서여진 외부기자 web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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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운용에 적합한 드론 택시, 보다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해
기술적 안정성 보장과 항공 시스템 구축이 우선돼야

“택시!” 늦잠을 자서 지각할 위기에 처한 성균이는 택시를 잡는다. 그는 지각은 면했다며 한시름 놨지만, 교통체증 때문에 결국 늦어버렸다. “날아서 학교까지 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성균이의 뇌리를 스친 상상은 오늘날 현실화되기에 이르렀다. 실제로 드론 택시는 여의도 한강공원 상공을 7분간 두 바퀴나 비행했고, 정부는 2025년에는 이를 상용화하겠다며 로드맵을 확정했다. 드론 택시, 어디까지 왔을까.

지상 도로가 막히면 하늘을 뚫으면 된다
소설 속에만 등장하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이미 드론 택시의 형태로 상용화되기 위해 개발 중이다. 일례로 현대자동차는 2028년까지 8인승 드론 택시 기체를 제작하고 상용화할 계획에 있다. 한화시스템도 2019년부터 미국의 오버에어(Overair) 사와 드론 택시 ‘버터플라이’ 개발에 착수한 후 2020년에 실물 모형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드론 택시 개발은 차량정체의 심각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실제로 한국교통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교통혼잡비용이 33조 3천억 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상과 지하의 대중교통 공급을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이하 UAM)가 등장했다. UAM은 기존의 지상 중심 교통체계에서 도심 항공도 교통 수송의 일부로 늘리려는 차세대 교통체계다. 도시 간의 단거리 항공운송사업에 쓰일 수단으로 드론 택시가 주목받게 됐다.

뜰 때는 헬리콥터처럼, 날 때는 비행기처럼
드론 택시는 사람 혹은 화물을 수직이착륙 방식으로 운송하는 유ㆍ무인 비행체다. 드론 택시는 드론과 항공기를 결합한 개인용 비행체 중에서도 주로 전기동력 수직이착륙기(Electric-powered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이하 eVTOL)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이때 수직이착륙은 기체가 수평인 상태로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한 후 비행 시에는 *구동축을 수평으로 전환해 고속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그렇다면 헬리콥터와 eVTOL은 이착륙 방식이 같은데도 왜 eVTOL이 UAM의 주요 수단으로 채택됐을까. 이는 eVTOL이 헬리콥터보다 상용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eVTOL은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헬리콥터와 달리 배터리와 모터를 추진동력으로 해 친환경적이고 지속적인 도심 운용에 적합하다. 실제로 eVTOL 방식의 드론 택시는 약 63dB 정도의 소음을 가지며 이는 일상적인 큰 대화 수준이다. 헬리콥터의 소음인 87dB이나 자동차 경적 소음인 110dB보다 작은 값을 갖는 것이다. eVTOL은 헬리콥터보다 안정성도 뛰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황호원 교수는 “헬리콥터는 *로터가 1~2개지만 드론 택시는 최소 4~6개 이상의 로터를 갖는다”라며 다수의 로터가 추진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난류같이 불안정한 공기 상태를 피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안전성과 신뢰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면
드론 택시가 상용화되려면 기술적인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드론 택시 배터리의 경우 현재 기술로는 용량 및 충전 시간에 한계가 있다. 황 교수는 “초기 운행방식은 수직이착륙장 중 중간규모의 터미널인 버티포트(Vertiport)에서 50~70% 정도만 충전해 단거리를 운행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드론 택시가 도심을 저고도로 비행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는 ‘충돌회피 센서’에도 보완이 필요하다. 황 교수는 “비행 전방에 충돌이 예상되는 물체의 속도나 위치, 각도 등의 정보를 탐지해 자동으로 항로를 변경했다가 원래 항로로 돌아올 수 있는 ‘자동 충돌 회피 시스템’이 필요하다”라며 “진입 중인 항공기의 활주로 끝에서 진입 각도 및 거리에 대한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드론 택시의 개별적인 안정성 확보 이외에도 다른 비행체와의 관제 등의 항공 시스템 구축도 고려해야 한다. 우선 드론 택시의 기본법과 안전기준, 승인 절차 등을 구비하는 항공법이 제정돼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도 현재 진행 중이다. 항공우주정책법학회 부회장 신성환 박사는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서 UAM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고 항공안전기술원에서는 UAM과 드론 관제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UAM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서는 지상관제뿐만 아니라 위성의 지원도 필요하다. 황 교수는 “주변 비행체와의 충돌 방지를 위해 국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축으로 하는 한국형 위성항법보정시스템이 사용될 수 있다”라며 개선된 위치 정보 서비스 제공과 정밀한 항로 제공도 신뢰성 확보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드론 택시의 원래 취지는 무인 구동이다.  이에 도입 초기에는 유인으로 구동되더라도 점차 무인 구동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 예측된다. 신 박사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는 조종사 탑승, 2030년부터 2035년까지는 원격조종, 2035년 이후부터는 자율 비행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말했다.

잠실부터 김포국제공항까지 12분 …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변화할까
초기 UAM은 공항과 특정 도심 간 운행으로부터 시작하는 ‘에어매트로(Air Metro)’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신 박사는 “드론 택시는 서울에서 한강의 수면 위와 도로 상공을 따라 통행할 것”이라 전했다. UAM이 무인화·보편화될수록 운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신 박사는 “2025년부터는 1인 기준 1km당 요금이 3000원으로 예상되나 무인화되면 최소 13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드론 택시의 운용이 무인으로 바뀔 것을 대비해 조종사가 드론 택시 관제 및 통신 등 차후 조종뿐만 아니라 드론 택시의 상황 통제실을 운영하는 데 참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 박사는 “추후 UAM의 세계시장에 진출할 방안으로 UAM의 인프라와 서비스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해 외국으로 진출시키는 것도 우리나라의 드론 택시 시장 점유율 확보의 방안 중 하나로 고려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UAM 구축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신 박사는 “우리나라 UAM의 시장 규모는 2040년까지 13조 원으로 예상되며 16만 명의 일자리 창출과 11조 원의 부가가치 창출로 긍정적인 경제적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수직이착륙장 건축으로도 화물 및 배달 서비스, 쇼핑센터, 정비 등의 관련 인프라도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교통혼잡비용=환경오염 비용, 교통사고 비용, 교통수요의 증가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추산한 값. 한국교통연구원이 국내의 교통량 지표를 측정할 때 사용.
◆구동축=원동기의 회전 동력을 기계의 작동 기구에 전달하는 주축.
◆로터=회전 날개의 총칭.

김포국제공항 UAM 체험 전시 사진. ⓒ한국공항공사 캡처
김포국제공항 UAM 체험 전시 사진. ⓒ한국공항공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