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수현 (kshyunssj@skkuw.com)

성대신문에 지원할 때의 마음은 가벼웠다. 뭔가 유의미한 활동을 하고 싶었고,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좋아하는 미드에서 주인공이 학보사에서 일하던 것도 떠올렸다. ‘프레스증이 생기면 나도 멋있어 보이겠지?’라는 생각도 했다. 첫 수습 트레이닝을 진행했을 때도 그랬다. 표기 준칙을 받아들고 괜히 멋져 보여서 종이가 닳도록 넘겨보았다. 그때의 나는 성대신문이라는 이름만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수습기자 트레이닝은 당황의 연속이었다. 당장 소재로 뭘 써야 할지부터 ‘문건’이 무엇인지, 8매는 어느 정도를 말하는 건지…. 신문사에서는 당연하게 쓰이는 말들도 나에게는 외국어 같았고 모든 게 너무 낯설었다. 물장구를 칠 생각으로 해변에 갔는데 큰 파도가 밀려오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도망가고 싶지 않았다. 궁금했다. 이 말들은 다 무슨 뜻이고, 준정기자와 정기자 분들은 어떻게 이런 기사를 매주 쓰는 건지, 나도 이 과정을 거치면 그렇게 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일단 문건을 쓰고 컨택을 하기 시작했다. 깔끔하게 썼다고 칭찬을 받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고, 컨택이 잘 되지 않아 내내 울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새로워서 하루하루가 즐거웠고 어느새 나는 준정기자가 될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3주차 발간을 준비하는 지금,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성대신문은 어느새 내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 자신 있는 것은 없지만 학교 행정실에 전화를 거는 것도, 문건의 ‘발신’ 란 내 이름 뒤에 준정기자를 적는 것도 조금은 익숙해졌다. 수습 시절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준정기자의 모습에 천천히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그리고 오래 이곳에 머물고 싶어졌다. 지금까지 많은 것을 배운 만큼 앞으로 또 얼마나 새로운 경험을 하고 더 배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서다. 어떤 이유에서든 성대신문 지원서를 작성했던 3월의 나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아직도 약간의 겉멋은 남아있는 것 같다. 얼마 전 받은 프레스증을 방 창문에 잘 보이게 걸어두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 성대신문은 나에게 이름 훨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훗날 신문사 활동을 마칠 때에는 가득 찬 마음으로 나설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