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수빈 기자 (tvsu08@skkuw.com)

 

인터뷰 - 크랩 박소현 PD

새로운 시도를 이어갈 수 있는 뉴미디어 채널
쉽고 재미있는 뉴스 만들기 위해 노력해

대한민국 대표 공영미디어 KBS에는 독특한 실험실이 하나 있다. 바로 KBS 뉴미디어 채널 ‘크랩(KLAB)’이다. 20대 크리에이터들로 구성돼 젊고 쾌활한 뉴미디어팀 크랩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2017년부터 꾸준히 시사 이슈를 전달하고 있다.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는 크랩의 연구자 박소현 PD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크랩에 대해 설명해달라.
크랩은 KBS의 디지털뉴스제작부에서 만든 뉴미디어 채널로 △시사 △인권 △환경 등 다양한 주제를 폭넓게 다룬다. 기존의 KBS 뉴스와는 달리 실험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의미에서 KBS의 ‘K’와 실험실을 뜻하는 ‘Lab’을 합쳐 ‘크랩(KLAB)’이라 이름 지었다. SNS를 주로 이용하는 MZ세대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더욱 친숙하고 간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뉴스를 만들고자 했다.
 

방송사에서 뉴미디어팀을 구성하는 이유는.
이제 프로그램의 본방송 시간에 맞춰 TV 앞에 온 가족이 모여앉는 시대는 지났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유튜브나 OTT 플랫폼을 이용한다. 따라서 오늘날 대중에게 다양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뉴미디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뉴미디어 채널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 더욱 용이하다. 크랩의 유튜브 채널 설명란에는 ‘KBS에서 이런 것도 해’라고 크랩을 소개한다. 이처럼 방송사는 뉴미디어 채널을 통해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고자 뉴미디어팀을 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크랩의 코너를 소개해달라.
크랩에는 ‘크랩_TMI’, ‘크랩_ECO’, ‘크랩_뉴트로’ 등 다양한 코너가 있다. ‘TMI’ 코너는 영상을 통해 소소한 재밋거리를 던져주자는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몰랐던 고라니에 대한 사실들>은 고라니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이처럼 ‘TMI’ 코너의 영상들은 친숙한 소재를 깊이 있게 분석해 대중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ECO’ 코너의 영상들은 환경을 주제로 한다. 이미 잘 알려진 환경 문제의 심각성보다는 문제 상황에 따른 대안을 직접 제시하는 방향으로 기획한다. ‘뉴트로’ 코너 영상들은 사람들의 추억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우유 안 먹으려고 열심히 머리 굴렸던 90년대 어린이들>처럼 KBS 아카이브를 통해 옛 시절의 뉴스 영상을 찾아 보여주기도 한다.


영상의 길이가 5분 내로 짧은 이유는.
크랩에서 제작한 모든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되고 있다. 유튜브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해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짧은 길이로 제작한다. 현재의 3~4분 정도 되는 길이가 뉴스를 짧고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수많은 제작진이 장시간 제작하는 다른 방송과 달리 크랩은 거의 하루에 한 편씩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짧은 길이의 영상은 매일 새로운 소식을 발 빠르게 전달하기 위한 방식이기도 하다.


기존 뉴스 브리핑과 무엇이 다른가.
TV에서 방영되는 기존의 뉴스 브리핑은 다소 딱딱한 표현과 어려운 한자어를 사용해 소식을 전달한다. 반면 크랩의 영상은 성우가 시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듯한 친근한 어투로 내레이션한다. 시청자가 중간에 영상을 멈추지 않도록 5분 안에 빠르고 간결하게 설명해야 하기에 쉬운 말로 풀어서 설명하는 것이다. 이런 부분이 뉴미디어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스크립트를 쓸 때도 한자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쉬운 한글 표현으로 풀어서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뉴스지만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 크랩의 지향점이고, 이러한 노력에 대해 시청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것 같다.


영상을 기획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층간소음 문제를 다뤘던 적이 있다. 층간소음으로 인해 일어난 범죄 사건이나 층간소음 해결방안을 다뤄보는 등 다양한 시각에서 풀어낼 수 있었지만, ‘층간소음은 우리나라 아파트의 구조적 문제다’라는 단 한 주제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이처럼 크랩은 ‘한 영상에 한 문장만 기억에 남게 만들자’라는 목표로 영상을 기획한다. 수많은 뉴스와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 속에서 시청자에게 유익하고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사진 박수빈 기자 tvsu08@
사진 박수빈 기자 tvsu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