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난 18일 휘발유에서 뿜어져 나온 화마가 달구벌의 무고한 생명을 삼켜버렸다. 이제 우리는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지하철조차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대형 참사 속에서 이제 시민들은 어디에서도 안전을 느낄 수 없게 된 것이다. 방학이 끝나고 일상의 공간인 학교로 돌아온 지금, 마찬가지로 우리에겐 학교도 더 이상의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 달구벌과 성균관, 지금은 전혀 연관관계가 없는 듯 하지만 본교의 안전 지수를 점쳐본다면 도저히 미덥지 못하다.

#1.지난 겨울, 수성관에 위치한 검도장에서 환풍기가 소손돼 발생한 화재 사건, 얼마 후 합선으로 자과캠 신문사에서 일어난 화재 사건, 모두 작은 해프닝쯤으로 끝나 가슴을 쓸어내리긴 했지만 작은 불씨가 언제든 큰불로 번질 수 있는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2. 99년 9월 서울대에서 있었던 원자핵 공학과 실험실 폭발사고 이후, 대학 실험실은 안전사각지대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본교의 경우, 공대를 비롯해 폭발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 화학물질을 다루는 실험수업에서는 조교 1명만이 실험하는 학생들의 모든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개개인의 안전은 개인적인 부분으로 맡겨져 있고 안전교육 또한 매우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3. 인,의,예,지관 5개 동으로 구성된 기숙사, 약 2천 여명의 학우들이 생활하고 있는 그 공간에서 그들의 안전은 형식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화재경보기에 의해 담보된다. 소화기는 물론이고 안전교육이나 화재시 대피훈련은 전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새벽 1시 통금시간 이후의 안전을 책임질 경비원도 없다. 당장 기숙사에 화재가 난다면 사생들의 생명은 운명에 맡겨야 할 노릇이다.

이처럼 우리 학교에서 일어났고, 일어날 수 있는 사건, 사고는 언제든지 만육천 심산인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위에서 열거한 사례는 단지 눈에 보이는 사례들일뿐,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학교를 비롯한 우리 모두는 이러한 엄연한 현실을 단순한 가능성 정도로 치부해 버리고 있다. 사고위험의 가능성도, 안전도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을 안고서 대부분의 생활을 대학이라는 공간에 맡길 수는 없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한발짝 느린 대응이 대형 사고의 피해자들을 구제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학교측은 위험에 대비한 안전교육 및 안전장치를 마련해야한다. 지금이라도 학내 사고방지와 안전을 위해 캠페인이라도 벌여야할 때이다.
염희진 편집장 salthj@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