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철오 편집장 (cokim05@skku.edu)

컴퓨터라는 것이 인간의 삶 속에 급속히 침투함으로써 우리는 보다 윤택하고 편리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컴퓨터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조차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필자가 이처럼 상투적인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MS사가 개발한 운영체제인 윈도우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겪어봤을 법한 예를 들으며 글을 시작하려 하기 때문이다.

과거 윈도우가 보급되기 전에 사용된 도스 운영체제는 언제든지 컴퓨터를 종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윈도우 체제에서는 함부로 종료할 경우 컴퓨터에 무리가 생길 우려가 있게 고안되어있다. 따라서 이용되는 방법이 바로 작업표시줄의 시작메뉴에서 시스템 종료로 이어지는 다소 복잡한 절차이다. 재부팅을 할 때에도 물론 종종 리셋 버튼을 누르기도 하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위의 방법처럼 ‘다시 시작’버튼을 클릭 해야 한다.

'다시 시작'이다. 60여 일 동안의 기나긴 방학은 이제 아쉬움과 함께 덮어두고 개강을 맞이해야 할 때이다. 바야흐로 새로운 학기의 막이 오른 것이다. 지난 여름은 유난히 무더웠던 한편, 지겨우리만큼 자주 내리던 달갑지 않은 장마비 때문에 힘겨운 한 때가 된 듯하다. 이를 뒤로한 채 맞이하는 2학기는, 물론 1학기와 비교했을 때 들뜬 기분을 만끽하기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가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2학기는 곧 성찰 내지 성숙의 계절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한껏 여유를 누릴 수 있고 보다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03학년도도 어느덧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새로운 희망만을 노래했던 1학기와는 달리 2학기는 비단 그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적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많아질 것이다.

지난 학기 학내에는 굵직한 일들이 많았다. 제18대 서정돈 총장의 취임을 시작으로 BEST위원회 발족,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대동제 등은 방학동안 우리학교가 대내외적으로 위상을 높임과 동시에 내부를 공고히 하는 밑바탕이 됐다. 이제 남은 한 학기는 가시적인 결과물을 생산하는데 주력해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도입부분에서 언급했듯이 ‘다시 시작’을 실행시켜 컴퓨터를 재부팅 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게 마련이다. 필자는 이를 지난 방학으로 비유하고자 한다. 컴퓨터가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재부팅의 시간이 필요하듯, 우리는 방학이라는 기간 동안 각자 재충전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자, 이제 부팅이 완료됐다. 이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응용프로그램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바로 이 성균관대학교라는 하드웨어 속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자. 이에 우리 성대신문사는 여러분의 백신 프로그램이 되어 언제 어디서나 감염된 곳을 적극 치료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