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현중 기자 (caoshj@skku.edu)

건학기념제가 양캠 따로 열린다고 해서 학교가 들썩이고 있다. 이는 건학의 의미를 다지는 건학기념제 자리에서라도 모든 성균인이 하나됨을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동안 우리 성균관은 605년이라는 유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정체성 확립에 혼란을 가지며, 모두가 하나될 수 있는 공동체 의식함양도 미흡했다. 이는 지난 학기 개강호(1327호) 본지 설문조사에서 정체성을 묻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학우들이 모호하다(40.54%)거나 잘모르겠다(10.91%)고 응답한 결과가 뒷받침해준다. 여기에 인사캠과 자과캠으로 나눠진 현실은 성균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모든 구성원의 역량을 하나로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극복과제로 여겨왔다. 비록 지리적 거리는 있지만 심적인 거리는 줄이기 위해, 대학본부 조직은 일원화돼 움직이고 있다. 이 때문에 비록 어려움이 있지만 교직원들은 업무상 상호출장을, 총장은 그 동안 인사캠에서만 근무하던 선례를 깨고 양캠퍼스를 오가며,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회만큼은 양캠의 공통된 공동체 의식 함양과 하나된 역량을 모으기 위한 일원화에 미흡하다. 오히려 이원화돼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양캠퍼스별로 총학생회장이 따로 선출되고, 등록금협상과 같은 사안을 제외하면 거의 대동제, 건기제 등 각종 활동은 사실상 따로따로 기획되고 개별적으로 활동을 한다. 어쩌면 서로 러닝메이트라는 줄로 명분상으로만 연결돼 있을 뿐, 실질적으로 서로 각각 활동하는 이원화된 총학생회일지도 모른다. 서로 연계성이 부족한 채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결국 양캠퍼스의 학우들의 마음도 각각 달라지게 된다. 이는 지난 35대 총학선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낙선한 선본은 5백80표를 인사캠에서 앞섰으나, 당선한 선본은 자과캠에서 1천1백70표를 앞서 5백90표차이로 현재의 ‘당돌한·Again성대사랑’총학생회가 당선됐다. 본교의 특성상 양캠의 표 차이가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으나, 그 차이가 최근 심각해졌다. 이로 인해 지난 선거서부터 러닝메이트에 대한 논의가 일고 있다. 점차 대동제나 건학기념제를 기획해도 서로 개별적으로 기획하는 것이 점차 당연시 돼가고, 이 때문에 서로 각각 다른 주제와 모토가지고, 심지어는 시기마저 이번 건기제는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면, 런닝메이트 논의가 또 다시 더 크게 일 것이다.

런닝메이트는 현재 학생회 조직에서 유일하게 양캠퍼스를 연결해주는 유일한 제도이다. 만약 이마저 무너진다면, 지금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양캠 공조는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 지금은 그나마 런닝메이트라는 명분를 통해 양캠 총학생회는 의식을 하고, 학우들은 이를 촉구할 수가 있었다. 이마저 없어지고 만다면, 성균관이 하나이길 바라는 모든 성균인의 바람은 목표와 멀어질 것이다. 하지만 또 다시 양캠 지지율의 뚜렷한 차이가 발생한다면, 이러한 현실을 덮을 수만도 없다. 이런 경우 일부 사람들은 런닝메이트 논의의 시작점을 뚜렷한 양캠 지지율 차이에서 찾는다. 그러나 이에 앞서 왜 런닝메이트에 대한 논의가 일게됐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자. 이는 결국 우리 전체 성균관은 하나를 주장하고 추구하지만, 학생회만큼은 이원화돼 대부분의 사업이나 논의를 서로 각기 활동하기 때문에, 학우들의 마음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런닝메이트에 대한 회의에서 대안을 찾을 것이 아니라 진정한 성균관의 학생회로써 마음만 하나인 총학생회가 아나라 몸 또한 하나인 총학생회가 이상이 아닌 현실 속 총학생회가 되는 일이다. 이는 학생회 스스로의 노력과 더불어 학우들의 날카로운 감시와 엄정한 평가도 요구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