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철오 편집장 (cokim05@skku.edu)

배구부가 작년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이후 1년 만에 다시 한번 대학배구 정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번 학기 자과캠 스포츠센터의 건립으로 시설이 확충된 가운데 들려온 기쁜 소식이다.

불과 몇 년 사이 운동부는 다양한 종목에서 우승 소식을 전해왔다. 이러한 운동부의 활약은 대내외적으로 ‘성균관대’라는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여느 프로 스포츠팀들이 모기업의 보이지 않는 가치를 창출하듯, 운동부는 본교의 현재 발전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운동부의 선전과 관련한 소식을 들으면 우리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기쁨을 맛보게 되고, 성균관대에 대한 커다란 자긍심까지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잠시뿐이다.

우리나라에서 본교처럼 10여 개의 종목에 걸쳐 운동부를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드물다. 그만큼 모든 종목이 깊은 역사와 전통을 자부하고 있으며,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잠재력 또한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 잠재력을 표출시킬 수 있는 도구와 방법이 뚜렷하지 못해 안타깝다.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승전보는 필연보다는 우연으로 치부되며, 이는 일회성의 정상에 머무르기 일쑤다.

올해 초 본지는 운동부와 관련한 특집기획을 지면화했다. 취재 과정에서 각 운동부 감독과 체육실 관계자에게 들은 공통적인 코멘트가 있다. 바로 ‘지원 미흡’과 ‘관심 부족’으로 말미암은 열악한 환경이 개선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여기에 선수들은 체육특기자라는 모호한 정체성으로 인해 스스로 운동하기 힘들다고까지 토로했다. 운동선수와 대학생이라는 역할 사이에서 자기 혼란을 너무나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의 인기종목에 비해 본교 구성원들마저 존재조차 모르고 있는 비인기종목, 예컨대 육상, 태권도, 핸드볼, 탁구, 테니스부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들은 특히 선수촌이 아닌,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연습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자과캠 스포츠센터 건립을 비롯해, 성균체육회가 추진하고 있는 운동부 의상디자인공모는 두 손으로 반길 일이다. 또한 응원가 제작 등 킹고응원단의 응원문화 부흥을 위한 꾸준한 노력도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이런 일각에서 기울이는 노력은 운동부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수 있는 방편으로써 효과적인 결과를 끌어내지 못할 것이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지원’과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본교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이름인 운동부.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을 때만 잠깐 조명을 받는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 학교차원의 튼실한 지원과 구성원들의 뜨거운 관심이다. 여기에 선수단의 노력까지 더해진 3박자가 확실한 자리매김 해야한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많은 소식이 우리 구성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것이다. 운동부의 꾸준한 선전과 함께 만육천 청년심산이 우렁찬 킹고 함성소리를 내지를 그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