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도연 기자 (dlehduslee@naver.com)

인터뷰 - 동아시아학술원 원장 김경호 교수

한국학을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동아시아학
동아시아학술원, 세계적 수준의
연구 기관이 될 수 있길

 

우리 학교 600주년기념관 4층에는 옛 자료들이 살아 숨쉬는 동아시아학술원이 있다. 올해로 설립 22주년을 맞이한 동아시아학술원은 한국을 비롯해 동아시아 전반을 탐구하며 동아시아 과거의 경험과 현실의 문제를 성찰하면서 미래사회의 가치 지향을 위한 연구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직 동아시아학은 대중에게 생소한 학문이지만 오늘도 동아시아학술원은 묵묵히 나아가고 있다. 우리 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원장인 김경호 교수를 만나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의 인문학과 동아시아학술원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
동아시아학술원은 2000년에 설립된 이후 지속적으로 연구를 해왔으며, 2007년 교육부 및 한국연구재단에서 시행된 ‘인문한국지원사업(이하 HK사업)’에 선정됐다. 당시 인문학 전반에 걸쳐 재정비가 필요했던 만큼 동아시아학술원은 새로운 연구 모델로서의 융·복합 인문학 구현을 목표로 2017년까지 총 10년간 연구를 진행했다. 이때 ‘소통과 확산 : 동아시아 연구를 통한 한국인문학의 *창신(創新)’이라는 주제로 매년 15억 원이라는 대규모 연구지원을 받았고 이로써 학술원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 2018년부터는 ‘열린 동아시아, 인문한국의 비전’이라는 주제로 HK사업의 후속인 인문한국플러스지원사업을 2025년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동아시아학은 어떤 학문인가.
동아시아학은 *국수주의적인 자국학 연구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한국학을 연구한다고 해서 한국의 학문만 파악한다면 객관적인 연구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따라서 자국 중심의 관점을 극복하고 서구 편향적인 지역학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한국을 탐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동아시아학은 학제 간 연구를 통해 동아시아 각국의 역사와 문화 속 원리를 발견함으로써 동아시아를 새롭게 이해하는 학문이다. 특히 동아시아학술원이 바라보는 동아시아란 과거부터 현재까지 ‘한국적 문제의식’과 ‘세계적 문제의식’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동아시아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독자성에 대한 고민과 분석이 필요하다. 따라서 동아시아학은 한국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연구의 성과물을 세계 학계에 알리며 한국과 세계의 소통에도 기여하는 학문인 것이다.

우리 학교 동아시아학술원만의 특징이 무엇인가.
직접 진행했던 연구 중 북한에서 출토된 『논어』 목간자료에 관해 타 대학 교수들과 함께 학제를 넘나들며 논의를 전개한 적이 있다. 이후 해당 성과를 전 세계 학계에 소개할 수 있었다. 이는 현재 동아시아학술원에서 운영 중인 기관연구(이하 R/C) 덕분에 가능한 결과였다. 다양한 학문 분야의 연구자가 참여하는 R/C를 통해 폭넓은 학술적 견해를 얻을 수 있었다. R/C로 이뤄지는 학술 활동에는 △다양한 주제의 학술회 개최 △저서의 발간 △전문가 초청 특강 등이 있다. ‘담론 연구반: 제국과 과학주의’, ‘젠더와 민족/민중/대중’, ‘한국회화사연구’, ‘동아시아 냉전과 성정치’ 등 학술원 소속 연구원들이 선정한 주제별로 연구 조직을 형성해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동아시아학술원은 어떤 방향로 나아갈 것인가.
동아시아학술원의 목표는 세계적 수준의 동아시아학 연구 기관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연구 분야에서 더 나아가 인접 학문과의 융·복합적 연구 및 연구 영역의 확대,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연구 주제가 필요하다. 이에 더해 동아시학 연구자들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쓰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공개 예정인 ‘동아시아 지식과 지식인 지도’가 대표적이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현대의 연구자들은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한문 기록을 한눈에 파악하고 당시의 지식이 생성 및 유통되던 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의 동아시아학술원은 광범위한 학문 분야를 포괄하는 만큼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시대의 요구를 수행해나가는 연구 기관이 되길 바란다.

◇창신(創新)=옛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창조하다.
◇국수주의=자국을 가장 우수하다고 믿으며 타국의 문화는 배척하는, 자민족 중심주의가 극단화된 형태.

 

 

동아시아학술원 원장 김경호 교수. 사진 | 이도연 기자 doyeon@
동아시아학술원 원장 김경호 교수. 사진 | 이도연 기자 doyeon@
동아시아학술원에서 출간한 연구 자료들의 모습. 사진 | 이도연 기자 doyeon@
동아시아학술원에서 출간한 연구 자료들의 모습. 사진 | 이도연 기자 do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