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의 건전한 비판의식이 담보돼야
다음 카페검색에서 ‘안티’라는 단어를 쳐보면 수만개에 달하는 안티사이트가 등장하며 안티의 주제 역시 카페의 갯수만큼이나 다양하다. 하지만 대부분 안티사이트에서 논의되는 주제를 압축해보면 특정인에 대한 비난이나 특정회사에 대한 비판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한편 특정인에 대한 안티가 감정적이고 목적이 불분명한데 반해 특정회사에 대한 안티는 물건구매 과정에서 생긴 문제에 대해 소비자들끼리 의견을 교환하고, 구제방안을 찾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 안티 LG홈쇼핑까페의 운영자는 “A/S불만이나 상품의 결함을 제조사가 신속히 처리하지 못할 경우, 카드사를 상대로 남은 할부금을 내지 못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면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고 말해, 안티 사이트가 단순히 불만을 토로하는 곳이 아니라 소비자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는 법률적 수단을 강구하는 곳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 네티즌은 “불량품을 접했을때 많은 법률정보 및 사례를 알 수 있어 이 까페에 자주 들리게 된다.”고 언급해 안티사이트가 많은 도움이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정회사에 대한 안티는 때로 뜻밖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얼마 전에 있었던 현대 트라제XG의 리콜에는 현대차측에서 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본 소비자들의 ‘안티현대’ 운동이 커다란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안티 운동이 대기업의 횡포를 막고 소비자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안티운동은 참여자들의 성숙한 태도가 보장될 경우, 건전한 비판문화를 형성하는데 일조한다. 또 건전한 안티문화가 잘 발달된 사회일수록 그 사회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다원성이 잘 보장돼 있다고 말할 수 있으므로 안티운동을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사이버공간의 중요성이 점점 커져가는 지금, 안티운동에 참여하는 네티즌들의 올바른 의식과 생산적인 비판을 받아들일 줄 아는 사회분위기가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