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사회에 진출하는 것은 위험한 일”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사회에 진출하는 것은 위험한 일”
  • 김시목 기자
  • 승인 2003.12.01 00:00
  • 호수 13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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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손석희 씨

프로필

- 1956년 서울생
- 1982년 국민대학교 국문학과 학사
- 1984년 문화방송 입사
- 1997년까지 뉴스데스크(주말), 뉴스와이드, 뉴스투데이 등 앵커
- 1997년 ~ 1999년 미국 미네소타주립대학교대학원 저널리즘 석사
-1999년 ~ 현재 문화방송 100분 토론 진행
- 2000년~ 현재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진행
- 2000년~2002년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 현 문화방송 아나운서국 아나운서2부 부장
- 저서 ‘풀종 다리의 노래’

상대적으로 젊고 진보적이며 공정한 언론으로서의 문화방송 브랜드 이미지를 가능하게 한 라디오 <시선집중>과 문화방송 <100분토론> 진행자 손석희씨. 거침없는 말솜씨로 대중들의 묵은 체증을 쑥 내려가게 하는 그의 모습은 사람들이 왜 그를 MBC의 ‘간판 입’으로 꼽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본교생을 대상으로 한 ‘만나보고 싶은 사람’여론조사 결과 선정된 그를 문화방송 지하 1층 커피숍에서 만나봤다.

▲ 김영진기자
■최근 여러 언론인들이 정치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계 불출마 선언을 했는데
언론인들의 정치 진출과 관련해 내가 뭐라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정당, 비정당을 떠나 정계로 진출한 분들은 이미 선택을 한 것이고 이에 대해 내가 평가를 내린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단지 정치가 나와 맞지 않기 때문에 안 하는 것 일 뿐이다. 앞으로도 정계에 진출할 생각은 없다.

■어느 일간지에서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보다도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꼽혔는데
영향력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영향력은 글자 그대로 듣는 사람의 사고에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데 그러고 싶진 않다. 실제로 그것이 가능할지도 의문이고 라디오나 신문을 보면서 영향력이라고 할 만큼 사고의 변화를 가져오는지도 의문이다. 단지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측면은 있지만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정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겠지만 실제로 영향력 상위권이 주는 위압감은 없는 것 같다.

■최근 아나운서들이 고유의 영역을 넘어 각종 오락이나 연예프로를 진행하는데
계속되는 방송계 상업화로 인한 아나운서들의 연예나 오락 프로 참여는 아나운서들만의 고유 영역을 훼손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영역별로 독자적인 측면을 지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시선집중’을 시작으로 라디오 저널리즘이라는 장르가 각광받고 있는데

라디오 저널리즘이라고 해서 꼭 시사적인 것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오락 등 미디어에서 다룰 수 있는 부분들을 어떻게 다루는가가 저널리즘이다. 그런 면에서 ‘시선집중’은 시사적인 부분을 많이 다뤄준다. 정치, 사회 분야의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 등 기존 라디오 저널리즘이 가지고 있던 점을 많이 보완했다고 볼 수 있다. 즉 시사적인 부분에 있어서의 저널리즘을 보완시켰다고 말할 수 있는데 시선집중에서 라디오 저널리즘의 경우 이전에는 시사적인 내용을 풍자적으로 다루던 방법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것으로 변화시켰다. 이점은 정통시사프로에 대한 시청자들의 욕구가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다소 모험적 시도였던 전문시사 프로그램 도입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

▲ 김영진기자
■‘시선집중’을 보면 상당히 공격적인 인터뷰를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일부러 그렇게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하다보니까 그것이 일종의 스타일로 돼버렸다. 사람들이 그것에 익숙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어떻게 해야한다는 그런 생각은 없다. 그냥 해오던 대로 하니까 나도 익숙해진 것이고 사람들도 익숙해졌을 뿐이다. 솔직히 가끔씩 공격적으로 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강박관념이 없지는 않다. 또한 때로는 공격적인 인터뷰를 해야 할 때도 있는데 정치인이나 관료들의 경우는 인터뷰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다. 진행자 입장에서는 인터뷰원들의 의도대로 따라만 간다면 의미가 없다고 본다. 자신을 알리려고 하는 정치인이나 관료의 뜻대로 원하는 대로만 해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시선집중’에서 인상에 남는 인터뷰원은
무척 많지만 굳이 꼽으라면 아웅산 수지 여사, 김영삼 전 대통령, 9.11테러 당시 생존한 한국사람 셋 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인상적이었다는 말은 꼭 인터뷰원이 훌륭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2년 간 본교 겸임교수직에 있었는데
지난 2년 동안 많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 수업시간에 너무나 열심히 해줘 고맙게 생각했고 지금도 변함 없다. 당시 성균관대 학생들의 열정, 열의는 그 누구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았다. 당시 겸임교수로서 이러한 제자를 둔 것이 자랑스러웠다. 약속은 못했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 강단에 서서 학생들과 교감하고 싶다. 다만 아직은 돌아갈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성균관대 측의 여건과도 맞아야 가능할 것이다.

■대학생활은 어땠는지
당시에는 개인적으로 침잠했던 시기였다. 그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인데 개인적이라는 말은 이기주의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1970년대 사회운동과는 동떨어진 개인주의라고 보면 될 것이다. 아마도 개인적인 좌절 등 여러 가지 주변 여건으로 인해 개인주의적인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대학생들이 사회에 무관심한 현상에 대해
요즘 대학생들을 보면 너무 현실에 대해 무관심한 것 같다. 예를 들어 대학교 총학생회장 선거의 경우 과거에 비해 투표율이 자꾸 떨어진다고 한다. 예전에는 나처럼 지내는 것이 비주류였는데 요즘은 과거의 나처럼 지내는 것이 주류인 것 같다. 그렇다고 사회운동이라는 것을 열심히 하라는 말이 아니다. 현상적인 것에 대해 너무 무관심에 치우친 경향이 강하다는 말이다.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는 상황에서 사회에 진출하는 것은 너무도 위험한 일이라고 본다. 물론 문제의식을 연마하는 곳이 대학공간이라면 그 공간을 합법적으로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김영진기자
■요즘 대학생들은 무분별할 정도로 자기관리를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인 편차가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머릿속에 방이 적어서 한 쪽으로만 몰입을 잘 하는데 그것이 바로 내 일이다. 머릿속의 방이 하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을 정도로 여러 가지 일을 하지 못한다. 능력이 있고 머릿속에 방이 많은 사람들의 경우 여러 가지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가 많지 않나?(웃음) 나는 그러지 못해서 단점으로 작용될 때가 많다. 그만큼 주변에 신경을 못 쓰기 때문에 인심을 잃기도 쉽다. 주변에 다정다감하게 신경 쓰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심지어는 욕을 먹는 경우도 있다. 모두 일장일단이 있지만 나의 경우는 굉장히 단순한 편이다. 바깥에서는 나를 어떻게 볼지 몰라도 조직 내에서는 인기가 없는 사람이다.

■아직도 대학 서열화 등의 학벌주의 인식이 상당히 남아있는데
학벌로 인해 피해를 받는 학생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학벌주의 타파는 구조를 개선한 후 의식이 바뀌어야하지만 이것은 말처럼 쉽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게 보면 주류대학을 나오지 않은 나는 상당한 행운아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를 일반화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 아닌가? 이 문제는 참으로 어려우면서도 어쩔 수 없는 문제이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본교 겸임교수로 재직하는 등 각종 대학 강연회와 특강을 자주 열었는데
대학생들에게서 기를 뺏어 올 수 있다. 물론 나는 기를 뺏기지 않는다.(웃음) 또 대학은 특수한 공간이면서 자유로운 공간이다. 면책특권을 가진 공간은 아니지만 잠시의 안식처나 휴식처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대학이라는 곳을 좋아한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특별히 목표라고 정해놓은 것은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하니까 신경 써서 한다는 마음뿐이다. 방송인으로서의 계획이라면 무슨 방송을 하고 싶냐는 물음일 텐데, 특별히 다른 프로그램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를 기다릴 뿐이다.

■마지막으로 본교 학생들에게 한 마디
성균관대는 높은 위상을 가진 큰 학교로서 대외적인 이미지가 상당히 좋다. 또한 성균관대는 뻗어나가는 학교로서 점점 더 커나가는 것 같다. 물론 학교 안에서는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내가 겸임교수직을 맡았던 1년 전보다 지금의 학교가 더 커 보인다. 이에 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성실한 대학생활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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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수 2006-03-23 23:29:07
그런면도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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