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봄을 시샘하는 눈이 왔다. 길이 막히고 짜증스런 일이 많이 벌어졌지만, 오랜만에 설국 정취를 느끼며 하나밖에 못 보는 바쁜 마음을 풀어놓고 여유를 부려보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눈이 올 때처럼 어떤 일이든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게 마련이고, 어느 측면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이느냐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이 봄을 맞아 대학에 들어오는 신입생들에게서도 양면을 보게 된다. 전통적으로 신입생들에게서는 희망에 부푼 모습과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은 미결정 상태 때문에 불안해하는 두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금년 신입생들은 예년에 없던 이유 때문에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대학생활을 시작할 가능성이 많다. 자신의 미래를 지탱해 줄 가능성이 아주 적다고 생각하기 쉽다. 청년들에게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어야 할 기성세대로서 미안하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우리가 청년에게 기대하고 또 지나간 청년기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현실을 개선하려는 진취의 기상과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청년에게서 보고 싶기 때문인데, 삶을 수동적으로 살려는 것은 아닌가 하여 안타깝다.

사람은 실상을 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대상이나 사건에 대한 주관적 인상을 실상이라고 생각하며 산다. 그런데 주관적 인상은 객관적 사실 외에도 주관적 판단의 성격이 강한 앞으로의 가능성 등을 기초로 해서 형성된다. 그러기에 같은 일을 놓고서도 각자가 처한 입장이나 성격에 따라 정반대로 보기도 한다. 청년 취업이 어려운 것은 객관적으로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상황을 기술한 것뿐이지 주관적인 가능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생들의 불안이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데서 오는 것이라면 주관적인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그 해결책일 수 있다. 즉 스쳐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포착할 수 있게 스스로를 준비하는 것이 그 해결책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신입생들이 대학생활 동안 해야 할 중요한 과업 중의 하나이다.

사회는 아주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30년 전에 있던 직업 중에 지금 남아있는 직업은 10%도 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빨리 변한다. 이렇게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요구하는 지식도 계속 변하기 때문에 정형화된 지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바람직한 준비자세가 아니다. 정형화된 죽은 지식이 아니라 융통성있게 사용될 수 있는 지식이나 능력이 필요하고, 우리는 대학생활을 통해 그 지식이나 능력, 즉 창의적인 능력을 함양해야 한다. 인류의 역사와 발전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예측하는데 관련된 지식과 가치관을 구축해야 하고, 문제해결을 넘어서서 문제를 발견하는 문제발견적인 사고와 틀에 박히지 않고 창의적으로 사고할 줄 아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려면 다양성과 불확정한 상태를 포용할 줄 알고, 다양한 정보를 스스로 종합하고 평가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능력에 대해 믿음을 가져야 한다. 믿음은 행위의 결과에 의해서 강화되지만 믿음이 그 행위의 시발점이다. 그 믿음의 싹은 바로 여러분의 마음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