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우리나라에서 여성교육은 근대화의 상징이었으며 민족의 앞길을 밝히는 근대성의 실현이었다.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국가의 노력은 여성교육의 신장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단지 교육의 대상이었지, 실질적인 힘을 갖는 사회적 구성의 결정요인으로 간주되지 못하였다. 수많은 여성이 대학교육을 받았지만, 결혼 후에는 가정에서 가사에 매달리는 사회구조는 우리의 여성교육이 얼마나 이중적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여성의 대학교육은 전문지식인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전문교양인을 만들어내는데 치중되어온 게 사실이다. 여성의 대학교육을 사치스럽다거나 결혼을 위한 악세사리에 불과하다는 말도 서슴치 않았다. 이제는 이러한 구태의연한 의식을 벗어나야 한다.

사회의 요소 요소에 성차별적인 관습과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으며, 일부에서는 오히려 보이지 않게 강화되는 징후도 포착된다. 취업전선에서 나타나는 차별적 행위는 가장 대표적인 모습이다. 또한 최고의 지성을 자랑하는 대학 시스템에서도 이러한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대학의 경쟁력 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여성의 역할은 이제 정당하게 평가 받아야 마땅하다. 우리 대학은 최근까지 여학생이 갖고 있는 경쟁력을 크게 평가하지 못하는 행정구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학교 구조개편에서 학생부처장에 여교수를 임명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여학생의 비율이 매년 높아가고 있으며, 특히 이공대에 여학생의 진학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속에서 이번 조치는 매우 발전적이며 미래지향적이라고 평가 할 수 있다. 지난번 여교수가 이공대에 임용된 것은 바로 이러한 미래지향적 컨셉에서 나온 것이라 평가한다. 사법고시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가고, 여성정치인에 대한 사회적 신망이 높아가는 이때 여학생에 대한 학교의 정책적 배려와 확대는 환영받을 만하다.

이제까지 우리는 여학생에 대한 지원이 매우 폐쇄적이었음을 고백해야한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보자. 강의실에 있는 책상과 걸상이 남학생 체형을 중심으로 제작되어 많은 여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아주 간단한 예지만 여학생들에게 매우 심각한 문제점을 던지고 있다. 이에 학교당국에 다음과 같은 정책을 요구하는 바이다. 우선 여학생의 사회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상설기구화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여학생 전용공간을 보다 확충해야 할 것이다. 셋째, 명륜캠퍼스에 여학생 전용기숙사의 건립이 필요하다. 우리 여학생들이 명륜동 학교 근처에서 어떠한 삶의 조건에 처해 있는지 1시간만 살펴보면 금방 동의하리라 믿는다. 이러한 요구는 세계적인 유수 대학으로 성균관대학이 발전하는데 필수적인 하부구조라 아니 할 수 없다.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 듯이 우리 성균관이 웅비하는데 여성의 날개는 이제 필수적이다. 학교당국의 지혜와 따뜻한 눈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