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기자명 박현민 기자 (jade84830@skku.edu)

이 책의 저자는 5살부터 12살까지 자신의 유년기를 토대로 한국 남성의 형성 과정을 심리적, 사회적 맥락에서 분석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 시대 한국 남자들의 정체성을 결정지은 한국 특유의 가족문화와 한국사회의 구조적 특징들을 말해주고 있다. 책을 추천해준 김엘리 강사와 함께 『남자의 탄생』에 대해 이야기해봤다.

 ■ 이 책이 담고 있는 것
이 책은 가정 내에서 아버지의 권위주의적 질서의 원리가 곧 사회의 원리로 작동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한 남자가 어떻게 남성으로 만들어지는가, 그리고 한 남자를 남성으로 만들었던 그 원리가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 책의 시대 배경에 나타나는 남성우월주의에 대해서
우리 시대의 사회는 남성우월주의가 팽배한 가부장적 사회이다. 호주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전형적인 남성성이 여전히 격려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남성성과 여성성이 이분화 돼 남성에게는 전형적인 남성다움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전쟁 중이거나 남북한 대치 상황으로 군사력이 중시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사회는 극단적이고 전형적인 남성상을 요구한다. 이는 오히려 전형적인 삶에 갇혀 자신의 다양한 색깔을 만들어가지 못하게 통제함으로써 남성들에게 억압이자 짐으로 작용하고 있다.

■ 책을 통해 학생들이 얻었으면 하는 점
이 책은 현 대학생들보다 30-40대에게 더 공감이 가는 내용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학생들, 특히 남자 대학생들이 자신의 정체성이 어떻게 구성되고, 내가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를 알고 일찍이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이를 위해서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나’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한국 남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다. 특히 이 책을 추천한 것은 성균관대에 많은 남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남성들은 아버지와 다른 자신의 삶을 꿈꾸지만, 실은 내 안에 있는 아버지의 권위주의를 살해하지 못한 채 그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힘들어한다. 그러나 그 갈등과 고단함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반면 저자는 그것을 자신의 고백적 언어로 가시화 시킨다. 이러한 저자의 글은 아버지를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하지 못한 채 아버지 세대를 똑같이 밟아 가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성찰할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다. 여학생들에게도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남성들(아버지, 오빠, 남자친구)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이다.

■ 이 책을 토대로 바람직한 남성상을 그려본다면
가장의 권위주의를 가지고 가족과 고립된 아버지가 아니라 사람들과의 소통을 소중히 여기고, 함께 어울리고 함께 살아가는 남성. 그리고 아내를 자신의 삶의 파트너로 생각하는 남성. 평등한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자신을 성찰하는 남성이 이 시대의 바람직한 남성상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