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호 편집장 (freshnblue@skku.edu)

지난 주 내내 총여학생회(이하 : 총여) 선거가 있었다. 본교의 여학우들은 자신들의 권익을 대변해 줄, 만육천 심산인 가운데 아직 약자인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 줄 수 있는 사람을 검증하고 한 표를 행사했다. 그리고 새로운 총여 회장단이 선출됐다. 하지만 총여에 대해 호의적인 사람에 비해 아직은 이들에게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학우들이 적지 않은 편이다.

많은 남학우들은 총여의 여러 문제제기에 대해 그렇게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지 않는다. 여학우에 대한 성추행 사건에 관한 대자보를 게시하는 것에 대해 가해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아니냐 하는 반응을 보이는 학우들이 상당수 존재했다. 심지어는 지나치게 설치고 다닌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눈을 대학뿐만이 아닌 사회 전체로 돌리면 이런 상황은 더욱 확실해진다. 유명 온라인 사이트들에는 페미니스트에 대한 안티를 표방한 커뮤니티들이 활발히 활동중이다. 이 커뮤니티에 실리는 글을 보면 페미니스트들의 이기심을 비판하고 그들이 남성들의 권리와 영역을 침해하려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특히 요즘 상당한 이슈가 되고 있는 여성할당제와 한나라당에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여성전용선거구제도 및 호주제 폐지 등에 대한 비판이 나타나기도 한다. 페미니즘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여성주의자들이 양성평등을 넘어 여성 상위로 몰고 가려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페미니스트에 대해 보통 ‘꼴통페미’라 비아냥거린다.

그렇다면 그만큼 많이 잃었다고 말하는 남성들은 얼마나 여성들에게 많은 것을 내줬는지 따져본다면 간단할지도 모른다. 먼저 공무원시험 군가산점 제도 폐지에 대해서 살펴보자. 2년간의 병역의무에 대한 보상은 필요하지만, 분노의 대상을 페미니스트를 향해 꽂는 것은 문제가 있다. 여성 역시 군대에 가야 한다는 말은 생떼로밖에 안 들리는데, 차라리 그 힘을 징병제를 폐지하는 데 쏟는 게 어떨까. 기업체 채용시 여성할당제에 대해서도 기업에서 출산 및 육아 등의 이유로 여성 채용을 기피했던 풍조를 생각해본다면 남성들 자리를 빼앗아간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 때문에 그 동안 눈물을 삼켰던 여성들에 대한 생각은 해 보셨는가.

한 번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당신이 이 땅에 여성으로 태어났다면 호주제 때문에 제대로 가장 노릇 할 수도 없고, 여성이란 이유로 유무형의 차별을 받아가면서 살아가고 싶은지 자문해보자. 수백년만의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아가려고 하는 현 상황에서 자기 몫 찾아가겠다는 게 그렇게 배가 아픈가. 그동안 누리던 것들 빼앗길까봐 겁나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