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학교 앞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기회에 성대 캠퍼스 문제에 대해 좀더 근본적으로 생각해보자.
최근 성대는 발전을 향한 의욕과 자신감에 넘쳐있다. 그러나 명륜 캠퍼스의 협소함은 성대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현재의 캠퍼스 면적으로는 발전을 위한 기본 인프라를 갖추기도 힘겨운 실정이다. 또 넘쳐나는 학생들과 자동차로 교육과 연구 환경은 얼마나 열악한가. 그리고 공간 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학내 구성원간의 갈등이 그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연구실 부족으로 한 연구실을 두 명의 교수가 나누어 쓰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당국은 공간문제를 학과에 위임하여 처리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책임회피에 지나지 않는다. 본부도 해법을 찾지 못하는 공간 문제를 어떻게 그 이하 조직에서 해결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 공간 문제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요청된다. 우선 모든 학부나 학과 혹은 대학원을 하나의 캠퍼스에 몰아놓으려는 기존의 생각을 버려야 한다. 다시 말해서 대학의 캠퍼스를 물리적인 땅의 개념으로 이해하지 말고 하나의 문화권으로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현재 성대의 주위환경은 성대와 문화적 연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서울의 핵심 문화권인 인사동, 경복궁, 대학로 등이 성대와 모두 근거리 셔틀버스로 연결이 가능한 위치에 있다. 따라서 성대를 명륜 캠퍼스에 국한시키지 말고 단과대학이나 학부를 이들 지역에 분산적으로 배치하여 캠퍼스를 다극화하고 네트워크화 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인사동에는 전통문화와 관련된 학부를, 대학로에는 현대문화, 예술관련 학부를 이전시켜 이곳을 각각 성대캠퍼스의 중심 영역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이 지역을 성대 문화권으로 편입시켜 이 지역 문화 발전에 성대가 중추역할을 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우리나라 행정의 중심을 이루는 광화문 지역에는 경제, 경영, 행정관련 학부나 대학원을 이전하여 관련분야 종사자들의 연구 및 재교육 기관으로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이렇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중요문화지역과 행정지역이 성대문화권에 놓이게 되며 또 성대가 지역에서 연구와 교육의 중심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그 지역의 문화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지역에 건물을 마련하는 것은 상당한 재원을 요구할 것이다. 여기서 재단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성대의 재단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기업인 삼성이며 따라서 재단의 관심에 따라 재원의 확보도 가능할 것이다. 재단이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성대 주변의 우리나라 핵심 문화, 행정 지역을 포괄적 의미의 캠퍼스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면, 여러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공간부족 문제의 해결은 물론 성대에서 창출되는 지식과 문화를 대한민국의 중심부에서 실질적으로 현실화시키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성대를 서울 나아가서 우리나라의 문화, 경제, 행정의 핵심을 담당하는 대학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그러면 성균관대학은 이 땅의 유구한 지성사가 그에게 부여했던  역사 속의 위상을 회복하며 진정한 민족의 대학으로 다시 우뚝 설 것이다. 재단과 학교당국은 이러한 역사의식을 갖고 캠퍼스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의지를 가져주길 기대한다.  
<제130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