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제34대 총학생회가 출항의 닻을 올렸다. 총학생회의 출범에 즈음하여 총학생회의 집행부에게 그리고 총학생회의 회원이기도 한 학생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한다. 첫째, 다수의사에 의하여 선출된 총학생회 회장단에 대하여 그 정당성과 권위를 학생들 스스로 인정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이 대학으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진리탐구라는 자족적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사회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구성원이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계도해야 할 것이다. 대학의 담 밖에서는 현실적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하여 폄하해 버리는 이론과 원칙도 대학의 담 안에서 만이라도 현실화되거나 적어도 현실화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진지한 자세가 있어야 한다. 민의를 수렴하기 위한 선거의 규칙을 약속하고서도 이를 지키지도 않고 선거에서 패배하면 그 결과에 승복하기보다는 선거의 무효를 주장하거나 상대방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을 예사로 생각하는 현실정치인들은 민주적이고 공정한 선거와 선거결과에 대한 승복 등을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현실성을 상실한 정치학적 이론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아냥거릴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학은 달라야 한다. 미리 정한 규칙에 따라 공정하게 경쟁하여 다수의 지지를 얻은 대표에 대해서는 선거에서 패배한 후보를 포함하여 모든 회원들이 그 정당성을 인정하고 조직의 발전을 위하여 협력하여야 한다. 물론 협력의 개념 속에는 건전한 비판이 포함된다. 그러나 발목만을 잡는 비판을 위한 비판은 우리가 경계해야하는 중요한 대목이다.
둘째, 학생들을 회원으로 하고 있는 총학생회의 회장단을 선출하는데 운동권이니 비운동권이니 하는 일부 언론들의 몰지각한 표현들이 앞으로는 적어도 우리 대학에서만은 여과 없이 그대로 사용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다. 학생들 스스로의 권익보호를 위한 학생자치기구의 집행부를 구성함에 있어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투영되어야할 이유가 없다. 정치적 신념을 같이 하는 학생들이 힘을 모아 사회참여를 하는 것은 그 성격상 동아리 활동의 일환이지 결코 총학생회의 역할은 아닐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총학생회의 회장단을 선출하는 것과 운동권이니 비운동권이니 하는 양분논리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다음 총학생회 선거부터는 학내 구성원을 질량적 개념으로 양분화하는 이러한 표현과 구호보다는 대학의 본질 및 사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공약이 제시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끝으로 총학생회 회장단들은 자신들이 학우들에게 약속한 한 사항을 성실히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정치에서는 선거가 끝나면 공약을 하였던 후보자 자신은 물론이고 유권자들 역시 공약한 내용에 대해 무관심한 것이 다반사라고 하지만, 우리 대학에서는 당선자는 공약의 이행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학생들 또한 공약의 이행 여부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학생들은 새로이 출범하는 총학생회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협력하며, 총학생회는 학생들에게 약속한 것을 성실히 이행하는 자세를 보여 줄 때, 비상의 날개 짓을 힘차고 하고 있는 우리 성균관대학교가 그 비상의 속도를 더욱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