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적인 배움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기자명 조아라 기자 (ltree00@skku.edu)

‘learn’과 ‘study’는 모두 ‘배우다’는 뜻으로 사용되지만 두 단어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전자가 가르침을 통해 수동적으로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면 후자는 능동적인 연구를 통해 배우는 일을 뜻한다. 대학은 후자의 활동이 강조되는 배움의 공간이며, 그 중 학회는 학생들이 주체가 된 ‘study’의 의미를 지닌 곳으로 분류된다. 능동적 연구, 즉 study를 구현하는 주체로 학회가 존재한다.

현재 본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학회는 크게 사회과학 관련 학회, 전공과 연계된 분야를 공부하는 학회로 나뉜다. 학회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활동은 정기적으로 열리는 세미나이다. 학생들은 1주일에 1~2번 학회에서 정한 커리큘럼에 따라 세미나를 진행한다. 커리큘럼은 학회의 목적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토대가 되는 자료와 사회적 이슈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짜여진다.

사회과학학회에서는 학회를 ‘생활, 학문, 투쟁의 공동체’로 정의하고 있다. 이과대 사회과학학회 ‘여름’유슬기(물리2) 학회장은 “알기 위한 노력은 책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이뤄질 수 있지만 이론을 실천으로 연결시키는 데에는 학회활동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처음에는 투쟁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인식을 먼저 갖는데 학회활동을 통해 가슴으로 느낀다면 실천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며 배움에서 이어지는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학회장은 “계열제 시행으로 1학년 때부터 동아리나 학회활동보다 개인 공부에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며 “취업난에 대한 부담감으로 전공공부에 도움이 되는 학회들이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민사법학회 이광원(법2)학회장은 “법대 내에서는 고시에 대한 관심이 커 수업에 도움이 되는 학회에 학생들의 참여가 많다”고 말한다. 실제로 법대 내의 학회는 타 학회들에 비해 참가인원이 많은 편으로 학생들은 학회를 통해 전공 공부에 도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공관련학회 내에서도 학생들의 참여율에 대한 문제는 존재한다. 이 학회장은 “발제자 외에는 세미나에 대한 준비가 부실한 편”이라며 “대외적 행사를 준비할 때에 학생들의 더 큰 열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활발한 활동을 위해 여러 학회들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여름’에서는 학생들에게 대자보를 통해 학회의 활동을 알리고 있으며 ‘현대철학연구회’에서는 집회 이외에 사회참여활동을 고민중이다. 또한 선배들의 조언이나 학회원들의 고민에 의해 마련됐던 커리큘럼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교수 자문을 얻어 세미나 자료집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대계열에 속한 학회가 존재하지 않았음에 착안해 학회의 성격을 띤 소모임이 새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있다. 이지원(중문3)양은 “앞으로 사회에 대한 고민과 학교 안에서의 활동을 위한 공부가 많이 이뤄져야 한다”며 “학회활동이 좀더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철학연구회’ 윤희성(의상2)학회장은 “학회원의 활발한 학회활동은 결국 회원들이 결정해 나가는 것인 만큼 많은 시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대학 내에서 학회는 배움의 기회를 마련하고 활발한 토론의 장으로의 역할을 해나가기를 기대받고 있다. 많은 학생들의 참여가 있을 때 학회의 활성화와 다양한 학내 담론형성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더 큰 배움의 공간으로 자리잡은 학회의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