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호 편집장 (freshnblue@skku.edu)

자의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던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은 이라크 전쟁 파병반대를 외쳤고 이주노동자들의 강제추방을 규탄했다. 그리고 노동절 전날 밤, 전국의 대학생들은 한 곳에 모여서 노동절의 의미를 새기고 결의를 다졌다.

그렇다면 과연 실제로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노동절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보낼까. 대부분 그저 휴일의 하나로만 의식하면서 축제에만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노동절의 의미에 관해서는 외면하려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자신은 노동자가 아니라고 생각해야 가능한 일로 생각되는데, 이는 전통적인 사농공상 사상이 큰 작용을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 노동절을 아직 ‘근로자의 날’로 지칭하는 것도 노동절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생각이 반영된 것은 아닐까?

노동자라는 개념은 공장에서 일하는 블루칼라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회사의 사무실에서 하는 일도, 기업 혹은 독립적 연구소에서 연구하는 일도 하나의 정신 노동이다. 혹시나 같은 회사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보면서 나보다 못한 족속이라고 무시한 적이 없었는지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졸업 후 사회인이 될 대학생들 역시 예외가 아니다. 당신의 아버지, 어머니가 하는 일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마치 자신은 블루칼라 노동자가 되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고 말하지 않았는지, 혹은 주위에서 열심히 일하는 여러 노동자들을 깔보지는 않았는지 노동절을 맞아 반성할 일이다. 기자 역시 아버지가 하는 일에 대해 부끄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노동절만이라도 자신이 노동자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대학생들 역시 예비노동자일 수밖에 없는 의식을 갖고 이 정도의 조건으로 일할 수 있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감수해왔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노동을 하지 않고 잘 살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