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매년 맞는 봄이지만, 올 봄은 남다른 것 같다. 정치적인 태풍이 지나고 난 뒤끝이라 그런지 모든 것이 새롭고 청순해 보인다. 5월은 항시 우리에게 산천초목의 중요함 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준다. 5월은 여러 가지 이름 하에 다양한 행사가 개최된다. 행사는 함께하는 문화의 기초를 만들고 의식을 만들어 주는 터가 됨을 우리는 배워왔다. 그러나 우리는 타율적인 행사에 마지못해 동원되는 듯한 참여행위에 익숙해 왔다. 그래서 우리는 행사를 특정한 집단의 힘에 이끌려 가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왔다. 이러한 잘못된 의식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많은 노력을 하였다. 지난 2002년 월드컵은 수동적 참여를 벗어버리고, 자발적 참여와 함께함의 즐거움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를 체험케 하였다. 자발적 참여와 함께함이 민주사회를 성숙시키는데 가장 필요한 행위적 인식이라는 사실을 배운 것이다.

우리 대학은 이러한 행위적 인식을 교육하고 함양시키는 독특한 공간의 역할을 오랫동안 해왔다. 이러한 소중한 경험이 우리 사회를 변혁시키는 힘이 되었음을 많은 곳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대학의 기능변화와 취업난은 이러한 소중한 경험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퇴화시키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대동제가 다음주에 열린다. 대동제는 우리가 다함께 어울리는 것을 배우는 문화마당이다. 대동에는 우리의 문화유산이 녹아있으며 발전 시켜야 할 정신이 내재되어 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 사회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사람간의 소통을 신속하고 폭넓게 만들고 있지만, 다른 한편 진솔함이 함께하는 문화적 소통양식이 약화되는 매우 부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이 선사한 새로운 미디어는 이러한 양면을 우리 모두에게 강제하고 있는데, 특히 우리 대학인의 삶의 방식에 엄청난 변화를 동반케 한다. 직접적인 경험보다는, 간접적인 경험을 증가시키면서 특정하게 정형화된 삶의 유형을 따르며 받들게 하고 있다. 그래서 고립되고 원자화되며, 심지어 누에고치 같은 닫힌 삶을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이제 우리 성균인은 이러한 삶의 방식을 벗어나는 노력을 함양하는데 눈을 떠야 할 것이다.

5월은 청춘이 만개하는 역동적인 면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자신을 뒤돌아보고, 미래를 성찰하는 자기반성적인 것을 요구한다. 대동제는 함께하는 씨앗을 어떻게 뿌려야 하는지를 배우는 공간의 의미를 갖도록 해야 한다. 해가 갈수록 대동제의 의미가 퇴색되고, 일부 소수 학생들만이 함께하는 특정집단의 행사가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번 대동제는 우리 모두 참여해서 새롭게 비상하는 성균인의 모습, 성균관대학의 위상을 보여 주도록 하자. 총학생회가 주최하는 대동제가 아니라, 우리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배움의 장, 소통의 장, 문화의 장으로 대동제를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