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아라 기자 (ltree00@skku.edu)

과학, 이 중에서도 천문학은 어딘지 대단하고 거창하게 들린다. 하지만 물리학자 제너 레빈은 누구나 한 번쯤은 던져 보았을 우주와 우주의 끝에 대한 질문, 어쩌면 인류가 종말을 맞을 때까지도 풀리지 않을 지도 모를 질문을 풀어 나가기 위해 애쓴다. 우주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한 과학자의 소박한 마음을 통해 우주와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주는 무한하다고 생각해 온 사람이라면 읽어봐야 할 책.


■ 이야기 전개의 흥미로운 점은
우주는 유한한가, 무한한가? 탄생은? 그 이전에는? 사람들은 이 같은 질문에 당혹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평소 흥미가 별로 없었던 사람도 일상적인 발상에 익숙해져 있음을 이용해 우주론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한다. 또한 과학적이어서 골치 아픈 이야기가 아닌 즐거운 꿈을 이야기하려 하는 것이 정겹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특히 지은이는 거대한 우주 앞에서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는다. 또한 절망과 의심, 확신 사이를 오가는 끝없는 학문적 방황에 자신을 던지는 그의 열정을 강조하고 싶다. 원대한 우주의 신호를 인간의 직관으로 풀어낸다는 것은 어쩌면 모순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역시 이러한 우주의 산물이며, 그런 의미에서 원대한 우주의 신호가 우리 안에도 내재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안 삼아 자신을 다독거리며 다시 학문에 매진할 수 있는 모습은 위대하진 않더라도 ‘젊고 진지한 물리학자’가 우리에게 전해 주는 가장 큰 깨달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 재너 레빈은 위상수학을 통해 우주의 구조를 이야기한다. 이 접근방법이 다른 방법들과 차별성을 가지는 부분은.
위상수학은 기하학을 바탕으로 한 수학이다. 우주는 애당초 왜 탄생했는가? 왜 지금과 같은 우주가 탄생했는가? 현재의 우주에 어떤 경로를 거쳐서 도달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할 때는 고전 역학적인 일반 상대론의 시공을 통해 우주의 역사를 논하고, 그로부터 우주의 전 생애를 나타내는 공간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지은이는 위상수학을 통해 현재의 우주를 나타내고자 했다. 결론은 우주는 결코 무한하지 않으며, ‘가장자리는 없지만 유한한 구조’라는 것이다.

■ 이 책에서 다룬 부분 중 아직 찬반 논란 중에 있는 부분은
원소 합성의 출발점은 수소이지만 이 수소가 200억 년 동안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증명되지 않았다. 또한 별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원소 합성은 여러 가지 가벼운 원소(헬륨과 중수소)의 존재량을 설명할 수 없다. 이 문제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만들고 이에 대한 증거를 찾는 일이 과제로 남아있다. 차원, 곡률, 위상, 암흑물질에 대한 지식을 먼저 익힌다면 우주를 이해하는 기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