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아라 기자 (ltree00@skku.edu)

유전자는 ‘단백질을 만드는 암호’로서 부모의 형질을 자식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세포의 한가운데 핵이 있고, 그 안에 염색체가 있으며, 염색체에는 DNA가 이중나선으로 꼬여있다. 이 DNA 중에서 유전을 위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만을 유전자라 부른다. 유전자는 신체적 특질을 결정하는 것 외에도 인성이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서동상(유전공학) 교수는 “사람의 성격은 뇌의 지시에 의해 이뤄지는 행동을 보며 유추하는 것”이라며 “유전자는 뇌에서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 등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결국 유전자에 따라 뇌의 작용이 달라져 성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작용은 유전병을 통해 극명하게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사람의 공격성과 폭력성을 ‘초웅성’ 남성에게서 살펴볼 수 있다. 남성염색체(Y)를 하나 더 가지고 있는 남성을 ‘초웅성’이라 한다. 이 남성에게는 뇌에서 신경자극을 전달하는 화학물질의 대사 이상이 나타난다. 이들에게는 MAOA효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세 가지 신경전달물질의 대사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 결과 공격성과 폭력성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D4DR유전자도 성격과 관련이 깊다. 이 유전자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신호를 받는 수용체 단백질을 만든다. D4DR은 민감도가 높은 단형유전자와 민감도가 낮은 장형유전자로 나뉘는데 장형유전자를 갖는 사람은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낮기 때문에 좀더 큰 자극을 얻기 위해 모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하나의 유전자와 어떤 특정한 성격 하나를 연결시킬 수는 없다. 서교수는 “예를 들어 폭력성과 연관된 유전자는 여러 개가 있기 때문에 MAOA유전자와 폭력성을 일 대 일로 연결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또한 김현규(미생물학) 박사는 “성격은 유전자뿐만 아니라 사회성 등의 환경적 요인과 복합적인 상호 연관관계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성격이나 행동양상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나타나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적 소질은 유전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