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고교등급제와 관련한 사회적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대학이 입시 사정에 있어 고교간 학력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를 점수에 반영하였다는 것인데, 그것은 고교평준화 정책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대학의 수시모집 논술고사 문제가 본고사 형태로 출제되었다는 것도 함께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관련 당사자들간 주장이 첨예한 갈등을 낳아 고교등급제는 지역간, 계층간 갈등, 이념적 갈등으로 비추어져, 현 정부 하에서 각종 편가르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국민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호소문을 통해 고교등급제, 본고사, 기여입학제를 금지하는 3불(不)정책을 분명히 한 뒤, “대학과 고교, 그리고 학부모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하겠다“고 밝히며 사태 진정을 위해 나섰다.

교육 문제야말로 모든 국민들의 관심사이다. 그런 반면, 거의 모든 국민들은 우리나라 교육정책에 대하여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 김영삼 정권 말기에 교육개혁위원회의 설립으로 시작된 교육개혁은 김대중 정권 하에서 실질적인 처방이 나왔다. 특히 이해찬 전 교육부장관은 과외 추방을 지상목표로 교육개혁을 추진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마치 이 시기의 대한민국 교육이념은 ‘홍익인간’이 아니라 ‘과외추방’이 되어버린 듯한 어두운 역사를 갖게 되었다. 게다가 그동안의 교육개혁을 통해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미국의 실패한 교육제도를 맹목적으로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미국의 과거 공교육 수준은 매우 낮았는데, 지난번 대선을 거치면서 최근에 초등학교 교육부터 강도 높은 공교육 정상화 정책을 쓰고 있다. 정보지식사회인 현대사회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국민을 키우기 위해서는 많이 가르치고 잘 가르치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자원은 인적자원 뿐이다. 그런데 최근 이루어진 소위 교육개혁은 미래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양성한다든지, 글로벌 시대에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고급두뇌를 갖춘 국민을 배출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예를 들어, 개인의 창의성을 강조하는 듯하지만, 마치 학생들이 학교에서 오랜 시간 학습을 받으면 창의성이 파괴되고, 자유롭게 노는 가운데 창의성이 저절로 개발되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듯 하다. 창의성은 모든 기존 지식을 습득한 후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할 때에 발현되는 것이다.

교육부가 대학, 고교, 학부모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하니 기대해볼 일이다. 그러나 이 협의체가 진정으로 새로운 교육제도와 교육방식을 제시할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우선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인내와 노력이 없이는 학습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제대로 된 학습 없이는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고 대학에 진학할 수 없고, 노력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부디 2008학년도부터 시행될 새로운 대입제도 개선안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