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준 교수 (경영학부)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인터넷으로 인해 세상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 말하면 무슨 새삼스런 얘기를 하느냐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이 급속하게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실제 내 생활을 보더라도 그렇다. 연구실 책상에 앉아서 연구와 수업 준비에 필요한 자료를 찾는 것에서 시작해서 논문을 제출하고 이메일로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지인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것에 이르는 다양한 일로 인터넷은 항상 내 손 끝과 내 눈 앞에 바로 와 있다. 나에게 인터넷은 일상생활 속의 자동차와 같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버렸고 이는 캠퍼스의 모든 구성원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장황하게 이야기할 필요 없다. 경영학과 기업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더라도 기업들도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내가 연구하고 강의하는 주제 중의 하나가 바로 인터넷이 기업경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이다. 이 주제로 학생들과 토의하면서 자연스럽게 결론으로 도출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고객중심”이다. 간단히 말해 고객은 인터넷을 이용하여 더 많은 것을 보고 들을 수 있고 원한다면 자신의 생각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가상공간상에서 결집하여 집단 세력화 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거보다도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고객들이 인터넷을 통해 한 말씀 하시는데 기업들은 모른 체하기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더구나 집단세력화의 가능성은 시장이 형성되고 작동되는 원리가 근본적으로 거꾸로 뒤집힐 조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다보면 자연스러이 우리의 모습을 성찰하게 된다. 서서히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가상 캠퍼스가 조성되어 가고 있고 iCampus를 통해 많은 수업들이 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캠퍼스 내에서는 책상머리 맡에 앉아 있지 않더라도 모바일 기기를 통해 가상세계에 접속해 들어갈 수 있다. 수업시간에 들어가면 웹에서 많은 정보를 얻은 학생들의 ‘유식함’이 조금씩은 부담스럽고 홈페이지에 명강의 추천 리스트가 작성되는가 하면 게시판에 이따금씩 교수님들에 대한 푸념의 글이 올려지기도 한다. 이메일과 iCampus로 접수되는 질문에 답을 해주어야 되고 연구실로 찾아오는 학생들에 대한 서비스도 충실히 해야 한다. 가상으로 진행되는 수업을 위해서는 컨텐츠를 따로 관리해야 하며 수업의 규모도 커져 뒤치다꺼리가 많아진다.

내 삶이 복잡해진 느낌이다. 학생들은 쉽게 의견을 표시하고 여러 경로를 통해 나의 자원을 요구하고 있다. 가르치는 나로서는 인터넷이라는 테크놀로지를 십분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서로에게 발전의 기회인 셈이다. 그러나 아직 학교의 시각은 비용절감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학교가 가상수업을 ‘비용절감’에 무게를 두고 활용하고 있고 학생 자신들은 학습량을 줄이기 위한 수강이라는 도덕적 해이의 문제를 안고 있다.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해야 한다. 교육시장도 무한 경쟁의 게임에 이미 진입했다. 경쟁력 강화의 차원에서 인터넷 기술을 접근해야 한다.

학생들은 과거에 비해 많은 ‘힘’을 가지고 있다. 모교의 발전을 위해 건설적 의견을 많이 개진하고 자극을 주어야 한다. 정보 공유와 의견 교환의 장을 통해 기업에게 건설적 의견을 주는 고객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그 자체가 경쟁력이고 힘이다. 우리 모교의 발전을 위해 여느 때보다도 큰 ‘힘’을 가지고 있는 학생고객 여러분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