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형진 편집장 (rioter@skku.edu)

얼마 전 우리 학교 홈페이지에는 듣기 좋은 소식이 하나 올라왔다. 우리 학교의 작년 법인 전입금이 전국 사립대중 가장 높다는 내용이었다. 자료에서는 우리 학교가 자주 비교하는 몇몇 주요대학과도 상당한 격차가 있어 이것을 보는 학생 등 학교 관계자들은 매우 흐뭇해 마지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필자는 이 같은 소식을 보고도 크게 감흥이 들지 않았다. 얼마 전 국회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의 보고서가 머릿속을 스쳐갔기 때문이다.
최 의원의 보고서는 사립대학 법인의 수익용 재산확보율과 기본재산 수익률에 관련한 것으로 우리 학교는 이 보고서에서 각종 좋지 않은 순위에 명단이 올랐다.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에서는 2004년 현재 법정기준인 100%에 크게 못 미치는 4.1%로 저조한 법인 10위안에 들었고 수익용 기본재산 수익률이 저조한 법인부분 역시 2004년 기준 수익률 0%로 전국 4년제 사립대학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덕분에 대학운영경비 부담률이 0%인 법인 54개 대학교중 하나로 선정됐음은 말할 것도 없다.

또 이 자료는 우리 학교 법인의 법적기준 미달을 보여주는 것 외에도 씁쓸한 우리 학교의 현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처음 언급된 자료를 함께 보면 우리 학교의 법인 전입금은 전국 최고이지만 법인 스스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본 재산 확보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 거기에서 얻은 수익도 없다. 어째서 이런 일반적인 상식으론 납득하기 힘든 결과가 나오는 것이며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결국 따져보면 법인전입금이란 학교로 들어오는 법인의 자금을 말한다. 위에서 저런 모순된 결과가 나오는 것은 법인이 비록 스스로 한푼의 돈도 벌지 못하지만 삼성측으로부터 많은 돈을 받고 이것을 학교에 법인전입금 명목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학교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주된 자금은 삼성에 크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전 등록금이나 수익사업에 대한 취재를 할 때 한 교직원은 “우리는 삼성의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지만 삼성 입장에선 그렇지 않다. 또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기업이기 때문에 우리 학교에만 투자하는 것도 무리가 있어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 고 푸념했다. 이 상황은 아직도 유효하며 이에 대한 학교 측의 수익사업 창출 등 대책마련 의지와 결과는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

참여정부의 교육계 수장이 “교육은 산업이다”라고 언급할 만큼 교육계의 경쟁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당국의 태도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지나친 의지와 종속으로 학교 발전의 체계적 추진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때문에 학교당국은 재정이 풍부하고 안정적인 타대와 해외 대학의 사례 등을 모범으로 삼아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수입원 창출을 위한 대책마련에 서둘러야 할 것이며 삼성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의견피력으로 더 많은 지원을 얻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