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스케치]

기자명 조원국 기자 (ok224@skku.edu)

인류는 문자를 이용해 끊임없이 역사를 기록해왔다. 그리고 문자와 더불어 대표적인 기록 매체로 꼽히는 것이 바로 사진. 그렇다면 역사를 기록하는 매체인 카메라의 역사는 어떨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는 곳이 바로 한국 카메라 박물관이다.

역사의 향기를 품은 듯한 무거운 공기를 스쳐 입구에 들어서면 현대식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은판과 그를 인화한 사진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조그만 필름에 풍경이 아기자기하게 박혀 있는 모습은 평소에 인화된 큰 사진만 접해본 일반인들에게 생소하게 다가온다.

전시된 필름을 훑어본 뒤 고개를 돌리면 수많은 진열장을 가득 채운 카메라들을 만날 수 있다. 시대와 크기가 다른 다양한 카메라들 중 목재로 만든 카메라에서는 따뜻함과 고풍스러움이 느껴진다. 이는 매끈하게 치장해 첨단기계 같은 현대식 카메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느낌이다. 또한 핸드폰이나 MP3플레이어 등과 합쳐진 요즘의 카메라와는 달리 별다른 기능도 없고 크기마저 큰 과거의 카메라를 보면서 카메라가 가진 본래 기능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한편 방아쇠를 당김과 동시에 셔터가 작동되는 총 모양의 카메라나 금도금을 한 뒤 도마뱀 가죽으로 장식한 초호화 카메라 등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밖에 여러 카메라 브랜드의 변천사를 한 눈에 둘러볼 수도 있으며 카메라의 역사를 만들어 온 인물들에 대한 설명을 사진과 함께 보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이들을 모두 관람하고 나면 카메라의 발달사와 인류 문명의 발전, 그리고 기록에 대한 인간의 탐구 과정 사이의 관계를 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박물관을 설립한 사진작가 김종세 씨는 “카메라의 발달사 뒤편에는 인간의 무궁한 도전 정신이 숨겨져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관장의 말처럼 열정이 느껴지는 역사의 현장으로 관람객을 안내하는 한국 카메라 박물관. 그 곳엔 인류의 역사를 기록해 온 매체의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다.

△장소:지하철 2호선 봉천역 3번 출구 220m 지점
△시간:10:00 ∼ 18:00
△요금:성인 4000원
△문의:전화 02-874-8743 홈페이지 http://www.kcpm.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