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은성 기자 (stylepear@skku.edu)

<수습일기>를 쓰라고 했을 때 무엇을 써야 할 지 한참동안 고민을 했다. 생각 끝에 수습기자 시절에 무엇을 어떻게 보냈는지 주절주절 이야기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

나는 이제 겨우 준정기자가 된 신참 기자다. 아직도 기사 쓰는 것이 어색하고 인터뷰 약속을 잡으려고 여기 저기 전화를 걸 때마다 그 어설픔이 말로 다할 수 없다. 혼자서 본인의 어색함을 인식할 때면 언제나 "다시 수습기자로 돌아갈 순 없을까"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지난 학기, 수습기자 때의 생활도 그리 녹록치는 않았다. 매일 아침 8시 반까지 학교에 와야 했다. 집이 인천인 나는 도착하는데 2시간씩 걸리는 신문사에 제 때 들어가기 위해 언제나 새벽 5시 반에는 눈을 떴다.

그렇게 졸린 눈을 비비면서 도착한 신문사. 기자회의실에서 오전 트레이닝을 하게 되는데 트레이너 선배들은 거의 매일, 오후트레이닝 때 해야 할 숙제를 내주곤 했다. 그러나 이 숙제라는 것이 정말 만만치 않았다. 6시에 있는 오후 트레이닝 때 말 한마디라도 하려면 정말 많은 생각을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언론관, 사회관 등의 가치관에 많은 조언이 된 중요한 과정이었으나 당시에는 그렇게 하기 싫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우리 기수에서는 문건의 양을 갖고 은근히 경쟁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조금이라도 문건을 길게 써오는 사람이 있으면 서로 성토(?)하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숙제하기 싫었던 것 같다. 특히 내 경우에는..)

또, 신문사에만 들어오면 뭔가 어색한 느낌에 어떻게 해야 할 지를 고민한 적도 많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선배들이 있지만 친한 척하기에도, 그렇다고 인사만 달랑하고 들어가기에도- 그 것이 참 어중간한 것이라 처음에는 수습기자들의 구역인 회의실에만 처박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웃음이 나는 일이다. 뭐가 그리 어렵다고..

정말 많았던 숙제, 신문사의 여러 행사, 방중에 있었던 활동을 어렵게, 또 힘들게 지났다. 나는 이제 첫 걸음마를 떼고 있고,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나날이 더 많다. 앞으로의 미션들을 완벽하게 해치울 수 있는 능력을 수습기자 시절의 경험들이 만들어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