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학과 정지숙 교수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써피스디자인(Surface Design)이란 말이 아마 생소하게 들리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 단어의 생소함 때문인지 섬유 쪽의 전공이 아닌 사람들에게 많은 질문을 받곤 한다.

써피스란 말 그대로 표면, 즉 마감재적 역할을 하는 표면에 디자인을 하는 것을 배우는 전공이다. 또한 섬유산업의 고부가가치 상품의 개발 및 기획 등 현 산업사회에 기여할 유능하고 창의적인 디자이너를 배출해 내고 있다.

미국 유학시절 다녔던 학교에서 써피스패턴디자인(Surface Pattern Design)이라는 그 당시에는 많이 낯설게 느껴지는 학과였는데 드로잉과 페인팅을 기초로 섬유전반에 걸친 교과목과 산업에 연계된 과목을 배우게 되었다. 특히 여러 가지 기법을 이용한 옷감, 벽지, 바닥장식 등 표면에 사용되어지는 마감재로서의 모든 디자인 개발을 배웠고 컴퓨터를 이용한 직물디자인(CAD)수업을 통해 작품을 산업화 시키는 과정을 배웠다. 지금 국내에도 많은 대학에서 섬유공예과, 섬유디자인 혹은 우리학교와 같은 써피스디자인과가 있다. 이런 전공분야에서는 내가 과거 미국에서 배웠던 과목들을 더욱 세분화시켜 집중적으로 공부시키고 있다. 예술적인 표현에 바탕을 둔 순수창작공예, 실용성과 장식성을 중시한 생활공예, 기능성과 실용성 그리고 대량생산에 까지 이르는 디자인 분야 등으로 분류돼 교육을 하고 있다.

현대미술의 장르해체와 다양한 표현 경향 속에서 섬유공예도 그 연구 방법이나 표현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국의 섬유예술도 21세기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고 세계화와 함께 공존하고자 하는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 섬유를 매체로 순수 예술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은 창의적인 작업의 수단으로 실용적 과학 기술을 도입하여 섬유의 여러 단점을 보완하여 작업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순수한 예술적 상품이 실질적 경제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소득을 위한 전략수립이 가능해지고 동시에 회화작품과 같은 예술품으로써의 가치를 지닌다.

최근 들어 섬유산업이 하향 길이니 하지만 이는 그동안 다른 나라 주문을 받아 싼 임금으로 생산해 내는데 급급, 단순노동형태의 산업으로만 존재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먹고살기에 바빴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경제적인 여유를 누릴 수 있게 되어 아름다운 디자인, 몸에 좋은 디자인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IMF 이후 그리고 최근의 경제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의 창출이란 명제는 창조적 행위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모든 경제 전문가들의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가의 섬유를 생산해 내고 남의 나라의 디자인을 모방하는 것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독자적인 섬유산업을 개발하여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개발하고자 하는 당위적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의 섬유산업은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디자이너가 필요하고 또한 모방이 아닌 우리나라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 우리문화를 표출하고 세계인을 감동시킬 독자적인 상품개발의 가능성이 큰 전략 예술 산업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전통적 가치에 현대적 미적 가치를 조화롭게 접목시킨 작품을 창조해 나감으로써 섬유산업에 연계된 디자인은 유망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