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형진 편집장 (rioter@skku.edu)

제38대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됐다. 선거 전날 인사캠 ‘yOung One’ 선본의 선본해체와 다음날 자과캠 ‘상상하자Go!’ 선본의 후보 등록자격 박탈 조치에 러닝메이트로 치러지는 선거는 결국 모든 선본이 탈락하는 유례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중앙운영위원회와 양 캠 선거관리위원회, 양 선본 등의 입장발표와 각종 성명서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으며 우리 학교의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성대사랑에서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결국 지난 금요일 새벽에 열린 양 캠 연석중앙운영위원회에서는 이번 주 ‘약식선거’를 결정했다. 그러나 짧은 등록기간으로 이미 해체된 양 선본의 후보들이 등록을 하거나 급조된 선본이 나설 확률이 높아졌다. 앞으로 한해동안 등록금 협상과 학생들의 복지, 그리고 각종 굵직한 행사준비를 책임질 총학생회의 선거가 이렇게 많은 논란 속에 무산되고 다시 급하게 치러진다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이번 선거는 무엇이 문제였는가? 우선 이번 사태를 가져온 양 캠 선관위의 석연찮은 세칙 적용이다. 인사캠 yOung One 선본의 경우 정확하지 않은 세칙과 편파적인 판단에, 자과캠 상상하자Go! 선본은 전례에 맞지 않는 지나친 결정이라며 문제를 제기한다. 매번 선관위 구성 때마다 조금씩 바뀌는 이 세칙은 원활하고 정정당당한 진행을 위해 마련되는 것이지만 조금씩 바뀌고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아 적용에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번 선거처럼 발전적인 공약에 대한 논의보다는 이름에 성을 쓰지 않는다, 종이 규격이 몇 mm 틀리다 등 학생들 입장에서는 크게 관심도 갖지 않을 세칙으로 선거의 본질을 흐릴 위험도 있다. 이에 보다 명확하고 확고한 세칙과 학생회칙의 재규정이 필요하다.

선관위의 구성과 역할을 벗어난 활동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중운 의장을 맡는 양 캠 총학생회장단이 선관위장을 맡고 중운위원들이나 그들이 추천한 사람이 선관위를 구성한다. 보통 총학선거에 이전 총학생회나 단대 학생회에서 활동한 사람이 후보로 많이 나오는 것을 볼 때 충분히 이번 사례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선관위에서 매번 치르는 정책공청회는 이미 선관위가 정해놓은 틀에 언론사를 초청하거나 심지어 선관위가 직접질의 응답에 참여하기도 한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결국 그들만의 간담회나 모임일 뿐이다. 보다 독립적이고 다양한 학생들이 선관위 구성을 위해 논의해야 한다.

총학생회가 없을 시에 생길 어려움은 많은 사람이 공감한다. 그러나 이번같이 큰일이 있었음에도 바로 재선거를 진행시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판단이다. 현재 수많은 입장표명과 논란 속에 학생들은 혼란스럽다. 양 캠 선관위와 중운은 다음 선거에만 급급하지 말고 무엇이 진실인지 정확한 사실을 학생들에게 밝히고 이번 기회에 총학선거의 시스템 자체에 대한 논의와 대책마련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