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강수련 기자 (imsorry86@skku.edu)

지금 생각해보면 어느 날 친구가 우연히 건네준 성대신문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첫 발걸음이 된 것 같다. 누구나 그렇듯 나 역시 고3 수험생 시절 환상 속에 그려오던 대학생활이 있었는데 아마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것은 TV시트콤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게 꿈꿔오던 대학 새내기가 된 나의 첫 학기는 새로운 사람들과 생활을 접할 수 있었던 즐거운 시기였지만 나는 항상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랬던 시기에 성대신문 수습기자 모집 광고가 눈에 띄었고 “바로 이거야” 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그 다음날 바로 원서를 출력해 정성스레 지원동기와 인적사항을 적어 내려갔다. 아마 마음만은 대학 입시 때 자기소개서를 쓸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지원서를 내는 것만으로 입사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논술시험과 면접시험이 남아 있었기에 당시 느꼈던 심적 부담감은 꽤 컸다. 친구들에게는 이미 다 말해 둔 상태고, 이 상태에서 만약 불합격한다면 창피해서 며칠동안은 얼굴도 못 들고 다닐 것만 같았다.

드디어 논술시험 당일, 기억을 더듬어보면 당시 P2P관련 문제와 지원동기를 서술하는 문제가 나왔던 것 같은데 큰 강의실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띄엄띄엄 앉아 백지를 채워가자니 손에 땀이 절로 났다. 살짝 과장하자면 진짜 기업 입사시험을 치르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렇게 1차 단계인 논술시험을 끝내고 예비트레이닝을 거친 후 면접시험 날이 다가왔다. 선배들이 면접을 보는 것도 모자라서 따로 교수님께서도 면접을 보신다고 하니 긴장감은 두 배였다.

면접은 두 명씩 면접실로 들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앞서 면접을 끝내고 얼굴이 벌게져서 나오는 동기들에게 질문이 뭐였는지 궁금해서 다같이 달려들어 물어보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 순서였던 나는 동기 2명과 함께 셋이서 면접을 봤는데 들어가니 그야말로 딱 면접고사장이었다. 당시를 회상해보면 많이 떨고 횡설수설 하고 일단은 말을 끝맺어야겠다는 일념으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긴 했지만 꼭 합격해야겠다는 생각만은 절실했던 것 같다.

그렇게 예비트레이닝도 없이 며칠이 지났을까. “편지 왔어요~” 반가운 문자 한통, 얼마나 기뻤던지. 그 이후 벌써 6개월 가까이 되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는 선배들이 하는 대화 (예를 들면 “아, 취재처 돌아야 되는데, 몇 시 인터뷰인데, 인터뷰원이 어쩌고저쩌고”  등등)를 들으면 나와는 다른 차원에 사는 사람들 같았는데 이제는 내가 흉내라도 그런 말을 꺼낼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할 따름이다. 첫걸음을 땐 순간부터 지금까지 부지런히 달려왔지만 아직 갈 길은 멀고도 멀다. 하지만 이제까지 내가 온 길보다 남아있는 길에 더 재밌고 신나는 일들이 펼쳐져 있다고 생각하니 아직 내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설령 그 길에 온갖 함정이며 야수들이 깔려있다 해도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