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창 경영학부 교수
전공공부를 하는 많은 대학생들의 마음속에는 미래에 되고 싶은 이른바 롤모델(role model)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롤모델은 공부에 지치고 힘들때에 오아시스와 같이 힘이 된다. 그러나, 강의를 오랫동안 하다 보면 우리학교 학생의 경우 몇 가지 점에서 이러한 롤모델에 문제가 있음을 느낀다.
즉, 대부분의 학생들이 지나치리 만큼 고시공부와 회사취업에만 매달린다는 것이다. 대학원 진학, 학자, 연구소 등 다른 롤모델에는 별로 관심을 안 갖는다는 점이다. 고시공부에 따른 여러 가지 사회적 특혜는 우리나라 사회가 오랫동안 지녀온 가치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분명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또한 대학졸업후 회사취업은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딱히 문제를 제기할 수도 없다. 문제는 너무 많은 학생들이 이외에 다른 롤모델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고시공부와 회사 취업 외에 딱히 우리 학교 학생들이 롤모델로 삼을 만한 매력있는 미래상이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대학입학=회사취업 또는 고시” 라는 등식으로는 건강한 대학생활의 다양성 확보는 불가능하다. 건강한 다양성은 대학생들이 회사취업, 고시, 대학원 진학, 연구소 진출 등이 골고루 이뤄져야 가능하다. 포식자만 있는 숲이 생명력이 없고, 또한 초식동물만 있는 숲 또한 건강하지 못한 생태계이듯이 대학생활 또한 다양성이 있어야 건강함이 유지된다.
학문의 길을 걷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부디 신입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과감하게 걸어가는 과감성과 담대함을 가지고 대학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남들이 이미 걸어간 길은 안정되고 편안한 길이 될런지 모르지만 반면에 그러한 길에서 나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성과 개성을 확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반면에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갈 때에는 내가 하는 모든 작업의 결과가 곧 나의 것이 되는 즐거움이 있다. 학문의 세계에서 가장 큰 보람은 내가 하는 학문적 작업의 결과가 항상 새롭다는 점과 그러한 결과는 고스란히 나의 것으로 남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학문의 즐거움은 우리 학생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는 길에서는 쉽게 찾기 어려운 것임에 틀림없다. “내가 나다운 이유는, 내가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남과 다르게 행동하여 남과 다른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라는 고백이 대학생활을 마치는 순간에 여러분들의 마음속에서 우러나오기를 진정으로 바라면서 새로운 롤모델이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많이 생겨나기를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