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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영 기자 (hispider@skku.edu)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동성애자는 이성애자를 사랑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성애자는 동성애자의 마인드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한마디로 코드가 안 맞는 것이다. 홍석천이 다가와 포옹을 하며 볼에 입을 맞추면 우리는 불안해 할 것이다. 마치 기자가 친구를 오해한 것처럼. 그러나 이제는 떨 필요 없다. 착각이니까. 게다가 동성애자는 상대를 고르는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고 한다. 그래서 같은 동성애자라도 취향이 맞지 않으면 절대 사귀지 않는다. 이성애자와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까다롭다. 물론 항상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난 쓸데없는 착각에 3년 동안 고민했던 것이다. 이처럼 무지는 무섭다. 무지는 상대에 대한 몰이해를 낳는다.
얼마 전 고려대와 서울대의 퀴어 동아리 현수막이 외부인에 의해 찢겨진 일이 있었다. “난 너희들이 같은 성을 사랑하는 습성을 이해할 수 없어.” 누군가를 이해할 수 없는 것 또한 역설적으로 상대에 대한 앎을 전제로 한다. 알기 때문에 본인과 다른 측면이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앎과 이해와는 그다지 필연성이 없는 것 같다. 그들은 동성애자를 알았지만 제 눈의 안경으로 바라보았다. 그들은 상대를 외면했고 찢어버렸다. 그들은 ‘이해하지 못한’것이 아니라 ‘이해하지 않은’것이었다. 그들에게 이해까지 바라는 것은 과분한 것인가. 이것은 내 착각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