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송민수 기자 (smssmsm@skku.edu)

랩을 흥얼거리기엔 숨이 벅차고 트로트를 따라 부르기엔 어딘가 어색한 이들이 있다. 바로 다름 아닌 7080세대. 7080세대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캠퍼스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3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의 중장년층을 일컫는다. 오늘날 젊은 세대들에게는 아득한 옛 이야기겠지만 7080세대는 독재정권시절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으며 그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도 통기타와 다방 등과 같은 낭만적 문화를 잃지 않고 향유했던 청춘들이다.

그러나 한 시대를 풍미했던 7080문화는 90년대부터 젊은 세대의 주류문화에 가려 설 자리를 잃었다. 서울 외곽 미사리에 가야만 찾을 수 있는 그들의 문화는 추억 속에만 갇히게 되는 것 같아 아쉬움을 남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7080세대를 위한 가요 프로그램과 7080음악을 리메이크한 앨범의 등장은 단절된 그들의 문화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어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다시 주목 받고 있는 7080음악
이처럼 7080문화 특히 7080음악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평론가 강명석씨는 “7080세대는 문화 소비층의 주류로 등장하면서부터 그들의 문화를 끄집어내기 시작했다”며 “그 중에서도 대중가요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7080음악이 생명력이 긴 히트곡이 많아 7080문화의 재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한다. △통기타와 포크 △LP와 음악다방 △캠퍼스 밴드 등으로 대표되는 7080음악은 시대를 아우르며 세대 간의 교두보 역할을 함을 물론 그 시절의 추억과 낭만을 갈망하는 7080세대들을 다시금 문화의 주체자로 서게한다. 비록 이것이 한철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코드의 차이로 문화 이방인이 된 기성세대들에겐 분명 반가운 일이다.
7080세대 만큼이나 뜨거웠던 한 시대를 보낸 , 그리고 또 다시 주목받고 있는 7080음악을 들여다보자.

음악으로 되돌아본 70~80년대 
지금의 대학생들이 흔히 찾는 곳이 카페라면 그 당시 7080세대들은 다방을 주로 애용했다. 그곳에서 7080세대들은 DJ가 들려주는 올드 팝을 즐겨 들었고 삼삼오오모여 ‘즉석만남’을 하기도 했다. △비틀즈의 ‘Let it be’ 와 ‘Yesterday’ △‘One summer night’ △‘Try to remember’ 등 수많은 팝송들이 이 시대에 처음 유행했다. 톡톡 튀는 LP에 판이 돌아가며 긁히는 소리는 지금의 우리가 느낄 수 없는 7080만의 아련한 옛 추억이며 낭만이다.

또 대학가요제에 나가기 위해 대학을 가고 싶었던 때가 70~80년대다.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 △샌드페블즈의 ‘나 어떡해’ △옥슨 80의 ‘불놀이야’ 등 캠퍼스 밴드들의 수많은 히트곡이 당시 대학생들의 불타는 열정을 사로잡았다. 악기 하나 다룰 수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꿈꿨던 것이 바로 대학가요제. 당시 대학가요제는 독재 정권과 언론이 시위와 절망 속에서 허덕이는 대학생들을 흡수하고자 만들었던 한계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캠퍼스 밴드들이 보여준 그들의 열정 넘치는 음악과 삶의 노래는 70~80년대를 대표하는 음악이자 지금도 7080세대들의 노래방 애창곡 0순위 일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들이다.

그러나 캠퍼스 밴드만을 하고 있기엔 정치적 현실이 날로 암담해져 갔다. 7080세대들은 독재정치를 거부하며 연일 민주화를 외쳐댔고 캠퍼스엔 최루탄이 난무했다. 자연히 음악은 캠퍼스 밴드에서 사회 저항성을 띤 음악들로 바뀌어 가기 시작했다. △‘새’ △‘저문 강에 삽을 씻고’ △‘희망의 나라’로 등이 불리었고, 통기타 하나로 부르는 민중가요와 포크 음악들은 이 낡은 시대에 대한 7080대 학번의 답답함을 잘 표현해 줬다.

음악으로 옛 문화 되찾는 7080
‘세월이 가면’을 히트 시킨 최근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도, ‘어쩌다 마주친 그대’ 춤을 히트 시킨 학내 댄스 동아리 ‘꾼’에서도 볼 수 있듯 더 이상 7080음악은 이제 신세대 중심의 자본 논리에서 밀려난 소외된 음악이 아니다. 7080음악은 다시 대중들의 관심을 자아내고 있으며 그 속에서 7080세대의 힘을 여전히 느낄 수 있다. 누군가에 의해 촉발된 문화가 아닌 7080세대들의 자생적 욕구에서 출발한 문화인만큼 그들의 더 큰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