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PAPER』 편집장 황경신 씨

기자명 송민수 기자 (smssmsm@skku.edu)

   
■ 『PAPER』의 구성과 특징은
『PAPER』보면 알 수 있듯 구성에 두드러진 특징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월 마다 하나의 주제가 있긴 하지만 그것 외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즉 주제에 맞게끔 기사의 구성과 배치를 그때 그때 하기에 매번 새롭다. 우리는 기사의 구성 만큼이나 얼마나 주제에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느냐에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리얼리티에서부터 픽션까지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다각적으로 주제를 바라보려고 한다.

■ 『PAPER』만이 갖고 있는 철학은
창간 후부터 지금까지 1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초창기부터 지켜오고자 했던 『PAPER』만의 철학이 있다. 바로 ‘우리가 재미있어하는 것, 잘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자는 것이다. 사회적 이슈라 하더라도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독자가 대번에 알아채기 때문에 그럴 경우 기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기획과 취재, 기사작성까지 모두 끝난 상태라 하더라도 글을 쓴 기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기사화 할 수 없어 다시 처음 상태로 돌아간 적이 부지기수다. 이러한 『PAPER』만의 철학은 회사가 소규모로 운영됨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게끔 해준 버팀목이 됐다.

■ 잡지와 상업성을 떼어놓을 수 있는가
대중잡지는 광고가 주 수입이기 때문에 상업성을 피하기가 사실상 힘들다. 나는 『PAPER』에 오기 전 다른 잡지사에서 6년을 근무했다. 그런데 잡지의 상업화와 맞물린 수많은 광고와 흥미성 위주의 기사는 시간이 갈수록 이전의 잡지를 복제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PAPER』는 최대한 상업성을 배제하기 위해 노력했다. 애초에 돈을 벌려고 잡지를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독자들과의 소통을 중심으로 이를 많이 극복해 갔다.

■ 잡지를 보는 독자와의 관계는
『PAPER』가 추구하는 독자와의 관계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또 누군가 내 옆에 있어줬으면 할 때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되고자 한다. 『PAPER』에 다른 잡지와 달리 독자의 글이 많이 실리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인데, 평소에 느끼는 개인의 생각과 감정을 글쓴이와 독자가 서로 공유해가고 있다.

■ 매체로서 잡지의 가능성은
잡지가 종이매체라고 해서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요즘 신문을 비롯해 활자매체가 웹상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텍스트와 지면에서 읽을 수 있는 텍스트가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잡지의 경우 흥미 위주의 기사가 아닌 이상 문장의 호흡이 긴 편이라 인터넷 매체가 대신할 수 없다. 또 읽을 때 느끼는 분위기가 좋아서 잡지를 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잡지가 갖는 특유의 매력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