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스케치]

기자명 김란 기자 (behappy19@skku.edu)

오늘도 어김없이 치열했던 하루. 지쳐있는 이들을 감싸기 위해 여기 칵테일 한잔의 여유가 기다리고 있다. 바텐더는 바로 우리 학교 재즈 동아리 ‘Groov’. 칵테일은 바텐더의 정성과 독특한 아이디어가 빚어낸 ‘양주의 교향곡’이라고 했던가. 지난 18일 그루브가 만들어낸 감미로운 재즈 선율은 한번도 맛보지 못한 색다른 칵테일을 선사했다.

숨겨놓은 칵테일바를 조심스레 공개한다는 사회자의 안내와 함께 두 시간여의 재즈 콘서트는 시작된다. 산뜻한 다홍빛의 칵테일 ‘피치 크러쉬’가 붙여진 오프닝 곡은 감미로운 보컬로 공연장인 경영관 소극장에 봄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작지 않은 규모인 이곳에는 축제 기간임에도 꽃다발을 안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3부로 나뉘어 진행된 이번 정기 공연은 올 해로 13번째를 맞이하고 있다. 그루브는 97년 결성된 이후 각종 거리 공연과 매 학기 정기공연을 가져왔으며, 전문 재즈뮤지션 못지않은 실력으로 학우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중앙동아리이다.   

   
김호성 기자
 많은 이들의 기대에 화답하듯 바텐더 그루브는 저마다의 개성 넘치는 연주로 관중들을 재즈 선율에 자연스레 물들인다. 피나 콜라다와 같은 달콤함, 그래스호퍼와 같은 여유로움이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한여름 밤의 뜨거운 재즈 콘서트였다. 섬세한 보컬과 박력 있는 피아노 선율, 연주자의 감성이 살아 있는 드럼 등은 연주가 계속될수록 관중들의 시선을 더욱 깊이 끌어당겼다.

특히 동아리 공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고학번 선배들의 특별 무대는 관중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루브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담은 그들의 무대는 명성 있는 재즈 뮤지션에 못지않은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사하기도 했다. 

일정한 틀을 거부하는 재즈의 자유로움은 전형적인 맛을 거부하는 칵테일과도 닮아 있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재즈를 즐기고자 한다면 다음 학기에 있을 정기 공연의 문을 두드려 보자. 그루브는 재즈에 대한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우리를 맞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