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5·31 지방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지방선거는 선거권 연령이 19세로 낮춰 진 후에 치러지는 첫 선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지난해 10월26일 열린 재·보궐 선거부터 투표권이 주어졌지만 전국적인 차원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1948년 대한민국 건국 당시에는 만 21세가 돼야 투표를 할 수 있었다. 1960년대 들어서 만 20세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선거법 개정과 함께 가까스로 선거권 연령이 만 19세로 낮아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첫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 19세 인구는 62만 명이라고 한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명예 대학생 부대변인을 위촉하거나 심지어는 공채를 통해 만 19세 부대변인을 정식 채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여야 후보들도 한층 두터워진 ‘젊은 층 유권자’를 잡기 위해 등록금과 취업 관련 공약을 일괄적으로 내걸고 있다.

2006년 현재 우리 학교 학부생은 휴학생을 제외하고 1만8천여 명에 이른다. 이 중 만 19세에 해당하는 1학년은 대략 4천여 명이다. 우리 성균관대학교 소속 유권자들이 대략 이 숫자만큼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우리 학생들의 투표의식은 더 나아진 것이 없는 듯 보인다. 생애 첫 투표의 소중한 경험을 무관심과 냉소로 방치하려는 것일까? 선거에 대한 참여의지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한 가지 사례로 2천명의 신고만 있으면 설치가 가능한 부재자 투표소가 우리 학교에는 설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이번 지방선거를 위한 부재자 투표소는 대학에서 전국적으로 9개밖에 설치되지 않았다. 우리 학교만의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정치권에 대한 대학생의 무관심 또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5·31지방선거는 지방자치제의 근간을 다진다는 의미 외에도 근 40여 년 만에 선거권 연령이 하향조정 됐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 때문인지 대학가 일부에서도 학생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다. 일례로 부산지역 몇몇 대학에서는 단과대학별 운동본부를 발족시켜 재학생들의 선거참여를 활성화시키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 학생들은 오는 5월 31일을 어떻게 보낼지 자못 궁금하다. 대동제를 들뜬 마음으로 지내고 월드컵 열풍에 뜨겁게 휩싸이다 보면 자칫 5·31 지방 선거일을 공휴일로만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축제 준비로 부재자 투표소 설치에 역량을 쏟지 못했다”는 어느 대학 총학생회장의 말이 이런 우려를 강하게 부채질한다.

첫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새내기들뿐만 아니라 전체 대학생 모두가 이번 5·31 지방선거의 의미를 잘 새겨야 할 것이다. 적극적인 선거권 행사를 통해 대학생의 탈정치화에 대한 기성세대의 우려 어린 목소리를 불식시키는 건강한 정치의식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