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과의 동행] - PD 김형준 씨

기자명 김란 기자 (behappy19@skku.edu)

객석과 무대의 거리는 최소 1.5미터, 최대 7미터. 뮤지션의 섬세한 떨림과 심장박동 마저도 전해질 듯한 이 생동감 넘치는 무대가 바로 EBS ‘SPACE 공감’이다. ‘SPACE 공감’은 대중을 위한 음악을 추구하는 김준성·백경석·김형준 PD의 지휘 하에 방송되고 있는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 관객과 뮤지션의 호흡이 하나 되는 이곳에는 대중을 위한 ‘진짜 음악’과 ‘진짜 공연’이 기다린다. 방송에 의해 오히려 대중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요즈음, 실험적인 무대와 다채로운 장르의 소개로 새로운 공연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김형준 PD를 만났다.

   
〈프로필〉
△ EBS 입사 (1997)
△ 방송위원회 선정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2006. 4)
△ PD연합회 선정 ‘이달의 PD상’ (2006. 5)

■ ‘SPACE 공감’을 통해 의도한 것은 무엇인가
대중들은 공연장을 통해 재즈나 펑크, 월드뮤직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하곤 한다. 그러나 상업 방송사의 음악 프로그램의 경우 청소년 시청자 위주의 편성으로 인해 음악 장르 면에서 한계가 있다. 그래서 ‘SPACE 공감’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여러 장르의 다양한 음악을 하고 있는 뮤지션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방송이 주목하는 뮤지션들의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들 외에 진정한 그들의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그 의도라 할 수 있다.

■ 프로그램만의 매력을 꼽는다면
공연은 곧 녹화이다. 관객 역시 관람 신청을 하고 티켓을 받고 그야말로 공연장에 입장하는 느낌으로 녹화를 즐기게 된다. 또한 조그마한 규모의 공연장은 공연의 생동감을 높인다. 관객과 뮤지션의 호흡을 더욱 자연스럽게 이어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음악적인 면에서도 MR이 아닌 무조건 라이브를 추구하기 때문에 실력 있는 뮤지션들의 음악을 접할 수 있다. 
특히 한 시간 반 동안 한 뮤지션의 공연을 담아내기 때문에 좀 더 심도 있게 음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프로그램 특성 상 어려움은 없었나
‘SPACE 공감’은 방송 구성 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는 것, 사회자 없이 시청자에게 공연을 그대로 전달하는 등이 바로 그것이다. 대중들은 좋은 공연을 기대하면서도 막상 사회자 없이 라이브 공연 프로그램을 지켜보는 데는 어색하다. 공연 현장에서 관객이 느끼는 감정을 TV를 거쳐 비전문가인 대중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 대중문화의 전파에 새로운 장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는데
대중음악은 사람들이 많이 듣고 즐기는 음악을 의미한다. 그러나 공연장이 밀집돼 있는 홍대나 대학로 등을 찾지 않는다면 실질적으로 일반 대중들이 대중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그래서 대중음악을 진정한 대중에게 제대로 들려주자는 기본적인 생각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 이러한 평이 이어지는 것 같다. 특히 ‘20세기 클래식’, ‘우리가 그들을 거장이라 부르는 이유’ 등 다양한 주제의 기획 공연 시리즈는 음악이 문화에 새로운 영향을 끼치는 데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문제점이라면
대중음악에 대해서는 영화나 연극 등 다른 장르의 문화 사업에 비해 정부의 지원이 매우 저조하다. 대중과 가장 근접해 있는 대중음악에 오히려 지원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중음악이 질적인 면에서 클래식과 같은 이른바 ‘고상한’ 음악에 뒤떨어진다는 인식은 고쳐져야 한다. 다른 장르와 마찬가지로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 공연문화의 발전을 위해
구조적인 문제보다 볼 만 한게 없다는 대중과 안 오는게 문제라는 뮤지션들 사이의 이해가 필요하다. 대중 역시 낯선 음악을 귀찮아하지 않고 더 많이 접해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음악은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음악에 대해서도 발길을 돌리지 않고 더 많이 듣는 등 정신적인 발품을 팔아보라. 이러한 과정을 통해 좋은 음악만이 살아남을 것이며 진정으로 즐겁게 대중음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