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지재희 대학부장 (chihee@skku.edu)

흔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한다. 이 말은 에디슨이 남긴 말로 많은 사람들에게 격언 혹은 명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에디슨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2천 번의 실패를 한 에디슨에게 기자는 중간에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물었다고 한다. 이에 에디슨은 단지 2천 번의 과정을 거쳤을 뿐이라며 실패를 다음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음을 시사했다. 에디슨은 실패를 단순히 실패로 보지 않은 것이다. 이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으로 여겨 성공을 이끌어 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남겼다.

실패’라는 말은 좋은 인상을 풍기지 않는다. 씁쓸한, 고통, 우울한 등등의 무거운 분위기가 따라다닌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실패를 경험하며 살아가기 마련이다. 실패라는 것이 크게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릴 그 무엇이 될 수도 있고 작게는 당장이라도 그것을 만회할 수 있는 것이 될 수도 있다. 학생들의 경우 시험을 망쳤다면 이것도 실패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취업낙방도 실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실패에 대응하는 태도는 어떠한가. 어떤 이는 다음을 기약하며 지금보다 몇 배 노력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일찌감치 포기해버리기도 한다.

혹자는 말한다. 실패는 실패일 뿐이라고. 물론 실패 없이 성공한다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 실패를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실패가,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 뒷걸음질 치고 있는가. 혹은 실패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단순히 실패를 그것으로만 끝내버린다면 그것은 패배자로 남아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미국에 실패 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이곳은 연기 안 나는 담배, 무색콜라, 스프레이식 치약 등 실패한 상품을 전시해 실패 박물관으로 불린다. 아무도 쓰지 않는 실패한 상품을 왜 전시하는 것일까. 이는 실패한 상품을 통해 실패의 반복을 막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 박물관을 세운 로버트 멕메스는 상품의 실패가 회사의 실패는 아니라고 말한다. 상품의 실패는 보다나은 다른 상품을 만드는 거름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맥메스는 회사가 실패한 상품을 제대로 되돌아보고 분석해보지 않고 신제품만 내놓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패한 것에 대한 분석이 있지 않으면 신제품은 또 다시 실패 상품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회사에서 상품을 만들 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사람들은 마치 실수를 반복하는 것처럼 실패 또한 반복하고 있다. 아무리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라지만 많이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나의 실패를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실패를 낳을 뿐이다. 포기하고 뒷걸음질 치는 당신은 이제 실패에 이길 것인가, 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