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며칠 전, 절친한 선배에게서 기분 좋은 소식을 하나 들었다. 선배는 내게 9월의 어느 주는 휴학일이 두 번이나 있는 걸 아느냐며 물었다. 새내기인 나는 왜 쉬는지 알고 싶은 생각보다는 일단 일주일에 두 번이나 노는 날이 있다는 사실에 쾌재를 부르며 ‘아싸’를 연발했다. 그리고 그 꿀맛 같은 휴일을 어떻게 하면 더 달콤하게 보낼지 머릿속에 실컷 그려본 후 물었다.

“그런데 오빠, 왜 쉬는 거 에요?” 참 일찍도 물어본다, 그것도 몰랐느냐는 표정으로 9월 25일 월요일은 건학기념일, 9월 28일 목요일은 공부자탄강일이라고 오빠는 말했다. 건학기념일까지는 알겠는데, 공부자탄강일은 대체 뭔지. 유학사상을 중요시하는 학교니까 이런 것도 있구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다니는 학교가 그런 날들을 기념한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다.

성균관이라는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약간은 고리타분한 이미지가 젊음의 거리 대학로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인다. 그러나 내가 지금 활보하고 있는 우리 학교 교정이 진리와 이치를 탐구하던 선비들이 학문에 대한 고민을 하며 걸었을 거리라고 생각하면 알 수없는 뿌듯함과 비장함이 나를 휘감는다.

600년이 넘게 지속되어 온 학문에의 열정이 그 길을 통해 내게로 전해지는 것만 같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렇게 전해 받은 비장한 열정의 토대위에서 나도 당신들처럼 이곳을 빛내는 별이 되겠노라는 사명감이 순간 불타오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학문에의 열정이 600년이 넘게 지속되어 온 곳, 조선시대의 유학자들이 지금 이곳을 방문한다 해도 어색하지 않을 그 시대의 숨결이 아직도 살아있는 곳, 그것이 우리 학교의 매력인 듯하다.

나는 이번 학기에 정덕희 교수님의 선비정신과 교육을 들을 예정이다. 타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눈살을 찌푸리며 “너네는 그런 것도 들어야 돼? 고리타분해 보여”라며 안됐다는 듯 쳐다본다. 그러나, 인의예지의 품성은 이러한 품성을 잃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현 시대에서, 사회를 이끌어갈 리더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뭔가를 조화시켜 그럴싸한 새로운 것을 내놓는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각각의 재료에서 황금비율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통교육과 현대교육의 황금비율을 찾고 있는 학교, 전통위에서 새 시대를 창조하는 학교, 그래서 나는 우리 학교가 멋지다.

이주희(인과계열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