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사진 김시화 기자

“박사과정을 밟는 동안 후회하거나 공부를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석박사과정의 젊은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겠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공부했어요. 박사과정동안 수업시간에 지각 한번 하지 않았지요.”
올해 2월 25일 졸업식에서 최고령으로 법학박사학위를 받은 경영대학원 및 통상대학원 이순우 교수(62). 지난 82년 고려대학교에서 행정학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꼭 20년 만에 다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한상사중재원에서 8년이 넘도록 일을 한 결과 ‘중재의 권위자’라는 칭호를 듣게 됐지만, 명실공히 권위자가 되고 싶어 법학박사학위를 취득하기로 결심했습니다.”라며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중재제도는 신속하고 편리하게 국제상사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이나,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한 법과대학용 중재법 교과서가 편찬되지 않아 체계적인 지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그는 국내에 전무한 법과대학용 중재법 교과서를 쓰기 위해 지난 99년 박사과정에 도전했다고 한다.
예순이 넘은 연세에 교수생활과 박사학위과정을 병행하기가 힘들지는 않았을까. “직장에서 은퇴한 상태여서 시간적 여유가 많아 별로 힘들지 않았어요. 공부하는 재미에 푹 빠져 즐겁게 공부했지요. 주위 사람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학생들은 어색해하면서도 예의 바르게 처신해 주었고, 도서관 수위도 구내매점 아주머니도 각별히 신경을 써 주었습니다. 자리를 비운 사이에 박카스를 놓고 간 착한 학생도 있었고요.”
그런 그에게도 어려운 고비가 있었다고 한다. 종합시험이라고 하는 논문제출자격시험의 준비과정과 합격 관문의 통과가 바로 그것. “작년 3월 자격시험을 앞두고 중앙도서관 칸막이 부스에서 손자뻘 되는 학생들 틈에서 3개월간 시험공부를 했지요.” 그 결과 종합시험에 무난하게 합격했고 졸업성적도 5점 만점에 4.6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받았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법과대 중재법 교재를 출판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대학에서 중재제도를 계속 강의할 것입니다. 이번 봄학기에는 강의일정이 꽉 차 있어요.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에 개의치 않고 바쁘게 살아보려고 합니다.”라며 일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 교수님에게서 학문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의지와 교육자로서 식지 않는 열정을 볼 수 있었다.
김시화 기자 diwa82@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