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가지 다른색깔 ‘사춘기’
열두가지 다른색깔 ‘사춘기’
  • 김보미 기자
  • 승인 2006.09.04 00:00
  • 호수 13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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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스케치]

오래된 기타, 여고생의 사진, 만화, 설치미술 그리고 영상물. 얼핏 봤을 때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 여러 작품들이 하나의 공간에 모여 있는 이곳은 로댕갤러리의‘사춘기의 징후 Symptom of Adolescence’전시장이다. 여기서 관람객은 12명의 작가들이 각자의 색깔을 입혀 준비한 그들만의 ‘사춘기’를 선물 받을 수 있다.

전시장 문을 열고 들어가 벽을 따라 돌면 작은 방이 하나 나온다. 방의 벽에 걸린 커다란 스크린 속의 뮤직비디오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하기 힘든 래퍼와 드러머가 트럭 짐칸에 타고 영등포 일대를 도는 것으로 시작된다. 배경이 되는 영등포는 재래시장과 빌딩 숲, 과거와 현재, 개발과 낙후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래퍼는 무대 대신 트럭 짐칸에서, 마이크 대신 확성기를 갖고 랩을 시작한다. 연속적인 리듬과 비트 위로 들리는 랩은 마치 한탄과 통곡의 소리 같다. 근대화가 가져온 변화로 인한 기대와 실망 그리고 소외감은 ‘사춘기’를 겪던 시절의 감정과 오버랩 돼 더욱 절실하게 관객의 가슴에 와 닿는다.

방에서 나오면 총천연색의 강렬한 화면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화려한 색감과 강한 인상의 캐릭터로 이뤄진 벽면은 얼핏 유치해 보인다. 그러나 캐릭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괴기스런 표정을 짓고 있기도 하고 잘린 손목이나 머리를 미는 엽기적인 동작을 하기도 한다. 강렬한 원색 배경과 섬뜩하기까지 한 캐릭터들의 반사회적 행동에서 관람객은 기성세대에 반항하고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려는 사춘기의 심리 상태를 엿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총 24점의 다양한 장르의 작품 속에는 ‘사춘기’라는 인생의 과도기가 갖는 특수성과 작가의 개인적 경험 그리고 시대상의 변화가 녹아있다. 그렇기에 전시장을 꼼꼼히 둘러보다 보면 작가들이 사춘기라는 모티프를 통해 소곤댔던 귓속말들이 차츰 귀에 들리기 시작한다.

전시를 관람한 것만으로 끝내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사람을 위해 준비된 것이 있다. 로댕갤러리에서는 앞으로 한 달 간 사춘기 관련 사진을 수집해 슬라이드로 상영하고 관람객과 작가의 만남도 추진한다고 한다. 이런 기회를 통해 대부분의 대학생에게 알게 모르게 많은 변화를 주고 거쳐 갔을 사춘기를 다시 한 번 추억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기간: 9월 1일 ~ 11월 5일
△장소 : 태평로 삼성생명빌딩 1층 로댕갤러리
△가격 : 성인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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